(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김동규 기자 = 미국 해안에서 전도된 현대글로비스 소속 골든레이호는 미국에서 중동으로 수출되는 완성차를 싣고 가던 길이었다.
9일 현대글로비스와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해안에서 전도 사고가 난 골든레이호는 현대글로비스의 대형 자동차운반선(PCC)이다.
2017년 건조된 7만1천178t급 선박으로, 마셜제도 국적이다. 전장 199.9m, 전폭 35.4m 크기로 차량 7천400여대를 수송할 수 있다.
사고 당시엔 미국에서 중동으로 향하는 글로벌 메이커의 완성차 4천여대를 싣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되고 중동 지역으로 수출되는 완성차가 약 20% 수준이고 대부분은 미국 완성차 업체의 수출 물량이 실린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글로비스는 피해를 본 화주들을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완성차 해상운송 사업에서 비계열사 매출 비중이 50%가 넘는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총괄부회장이 최대주주다. 경영권 승계 구도에서 주요 고리 역할을 하면서 주목받은 바 있는 물류 전문 업체다.
특히 완성차 해상운송 부문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인다. 2분기 완성차 해상운송 사업 매출은 5천59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36.5% 뛰었다. 비계열사 매출 비중은 약 55%다.
2분기 현재 완성차 해상운송에 사용되는 배는 55척이다. 보유 선박이 34대, 용선이 21대다.
현대글로비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완성차운송과 벌크운송을 합한 해운 부문은 2분기 매출액이 7천972억원이다. 국내외 물류는 1조4천943억원, CKD(반조립제품) 사업과 중고차 경매 등 유통은 2조2천46억원이다.
골든레이호는 미국 조지아주 브런즈윅 항구로부터 1.6km 거리의 수심 11m 해상에서 좌현으로 90도가량 선체가 기울어졌다.
오전 1시 40분께 내항에서 외항으로 현지 도선사가 승선한 상태로 운항하던 중 사고가 났다.
도선사는 통상 경력이 수십년된 베테랑 선장 출신들로, 특정 항구에 소속돼 일한다.
항구마다 특성이 다른데다가 이번에 사고가 난 브런즈웍항처럼 강을 거슬러 올라가서 접안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서 길을 잘 아는 도선사가 배를 항구 안과 밖으로 안전하게 인도해야 한다.
항구에서 입출항할 때 자국에서 면허를 준 도선사가 배를 몰도록 규정한 국가가 대부분이다.
브런즈윅항은 3개 터미널을 갖춘 조지아주 주요 항만으로, 남쪽으로 플로리다주와 멀지 않은 곳이다. 미국에서 차량 화물이 많이 드나드는 항만이다.
선박정보업체 '베슬 파인더'에 따르면 브런즈윅항에서 출항한 골든레이호는 9일 오후 7시께 볼티모어 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볼티모어항은 브런즈윅항에서 북쪽으로 직선거리 기준 1천100km가량 떨어져 있다. 선박에 승선한 24명 가운데 사고 발생 10시간 만에 20명이 대피하거나 구조됐다. 구조된 인원은 한국민 6명, 필리핀인 13명, 미국 도선사 1명 등이다.
나머지 한국인 1등·2등·3등기관사와 실습기관사 등 4명은 배 아래 쪽 기관실에 있던 것으로 파악됐으며 미 해안경비대가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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