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2차대전 후 최대 보호무역주의 대두…韓철강도 피해"

입력 2019-09-0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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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 "2차대전 후 최대 보호무역주의 대두…韓철강도 피해"
'KSP' 콘퍼런스 기조연설…"한국, 2010년 이후 성장 엔진 둔화"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는 9일 미중 무역갈등의 급격한 악화를 두고 "세계 2차대전 이후로는 보지 못했던 엄청난 보호무역주의"라며 "미국은 중국, 인도와 무역전쟁을 하고 있으며 한국 철강산업도 피해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19 경제발전 경험 공유사업(KSP) 성과 공유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KSP는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공유해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한국은 미중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며 "해법은 최대한 무역 분쟁에서 떨어져 미국, 중국, 유럽연합(EU)과 계속 교역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가치사슬 확산 과정에서 기술이전이 나타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성장해왔으나, 보호무역주의 대두로 전 세계는 성장 동력을 잃었다고 봤다. 글로벌 가치사슬이란 상품 설계, 원재료와 부품 조달, 생산, 유통, 판매에 이르는 과정이 세계 각국에 걸쳐서 이뤄지는 생산 방식을 말한다.
크루그먼 교수는 "글로벌 가치사슬 확산으로 기업은 비용을 절감했고, 이 과정에서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기술·지식 이전이 활발하게 나타났다"며 "지식 이전은 개도국만이 아니라 선진국의 경제개발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글로벌 가치사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나 브라질은 그러지 못해 생산성 향상을 누리지 못했다고 봤다.
그는 "다만 최근 들어 보호무역주의가 팽배해지는 등 초세계화(hyperglobalization)의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다"며 "그 혜택이었던 지식 이전이 멈추면 세계 경제는 성장 추동력을 크게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지식 이전이 성장에 중요한 만큼, 초세계화가 한계에 달한 상황 속에서 지식공유를 제도화하고 정부는 공공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또 한국 경제가 1960년대 이후 급격히 성장했으나 2010년 이후로는 성장 엔진이 둔화했다고 평가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한국은 2010년까지 총요소생산성이 꾸준히 올라가는 등 황금 시기를 겪었다"면서 "특히 90년대부터 기술발전, 무역의 글로벌화, 투자의 글로벌화 덕을 봤다"고 밝혔다.
다만 "2010년 이후로는 그러지 못하면서 과거보다 성장엔진이 둔화했다"고 밝혔다.
js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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