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이란 핵활동 사찰에 미국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커젬 가리브아바디 IAEA 주재 이란 대사는 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IAEA는 미 행정부의 한 부처가 아니어서 존 볼턴(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미국 관리들에게 하는 것처럼 안건을 정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IAEA 사무총장 대행이 테헤란을 방문한 것은 이란과 IAEA의 통상적인 협력의 틀 안에서 예정됐던 일이다"라며 "이번 방문 기간 이란과 IAEA는 핵합의 검증,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추가의정서·전면안전조치협정(CSA)과 관련한 협력을 점검했다는 사실은 명확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이 핵활동을 은폐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IAEA 사무총장 대행의 이란 방문이 볼턴의 기대와 달리 (이런 의혹과 관련해) 특정한 사안 때문이 아니었다"라며 "양측의 건설적인 협력을 방해하거나 IAEA에 압력을 넣는 일체의 시도에 우리는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볼턴 보좌관이 7일 트위터에 "IAEA가 이사회에 '이란이 핵물질 또는 핵활동을 숨겼을지 모른다'라고 통보하자 IAEA 사무총장 대행이 이란에 갔다. IAEA 이사회 회원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그 보고서 전문을 가능한 한 빨리 받길 바란다"라고 올렸다.
코넬 페루타 IAEA 사무총장 대행은 8일 테헤란을 방문해 이란 외무장관, 원자력청장 등을 면담했다.
페루타 대행은 8일 기자회견에서 이란과 협력해 이란의 핵활동에 대해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사찰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이란 방문은 이란이 미국의 일방적인 핵합의 탈퇴와 유럽 측의 미온적 이행에 대응해 6일 핵합의 이행을 축소하는 3단계 조처를 한 직후 이뤄졌다.
공교롭게 로이터통신은 페르타 대행이 이란을 찾은 8일 'IAEA 사정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IAEA가 이란의 한 건물에서 채집한 시료에서 출처를 추적할 수 없는 우라늄 입자를 검출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이 건물은 지난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의 비밀 핵시설이라고 지목한 테헤란 남부 한 마을의 창고였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해 9월 뉴욕 유엔총회에서 이란의 비밀 핵물질 저장창고를 발견했다면서 이란이 이 창고에 비밀 핵무기 프로그램 관련 장비와 15㎏ 상당의 방사성 물질 등을 보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 당국자들이 방사성 물질을 도로 곳곳에 뿌리는 방식으로 폐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란은 이 창고가 카펫 세탁 시설에 불과하다고 반박하고 내부 사진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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