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의 한 가난한 농촌 마을에서 미국인 천주교 신부가 10년 이상 아동 수십명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AP통신이 9일 보도했다.
현지 검찰에 따르면 필리핀 중부 빌란 섬에 있는 탈루스투즌 마을에서 40년가량 성직자로 있었던 피우스 헨드릭스(78) 신부가 지난해 12월 아동 성학대 혐의로 체포됐다.
체포 한달 전, 헨드릭스 신부의 복사(服事·사제의 미사 집전을 돕는 소년)로 활동했던 23세 청년이 "열두살 때부터 헨드릭스 신부에게 성폭행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주민이 2천명가량인 이 농촌 마을에서 일곱살에 불과한 소년을 포함해 20명가량이 헨드릭스 신부에게 성적으로 학대받았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신고한 청년은 "성폭행당한 뒤 '저에게 왜 이런 일을 하느냐'고 물으니, 헨드릭스 신부는 '성인이 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며 당시의 악몽을 떠올렸다.
AP 통신은 "많은 사람은 수십년간에 걸쳐 수십명의 아동이 성적으로 학대받았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헨드릭스 신부의 변호사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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