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무장반군 세력 탈레반 지도자들과 미국에서 회담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롯한 핵심 각료들이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탈레반 지도자들과 미국 내 회담 방안은 1주일 전 열린 백악관 최고위급 비밀회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했으나 펜스 부통령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등으로부터 '이례적인' 반발에 직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가지려던 탈레반 및 아프간 정부 지도자들과의 회담 계획을 취소한 후 9/11 테러 추모일을 앞두고 테러 배후세력인 탈레반을 미국 내에 들이려 했다는 이유로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미 외교협회(CFR)의 리처드 하스 회장은 "대통령이 정상회담과 자신의 개인적 능력에 무제한의, 전적으로 잘못된 신뢰를 갖고 있다"면서 "탈레반은 협상 파트너가 아니며 그들과 협상할 수 있는 것은 평화가 아니라 미군 철수 뿐"이라고 지적했다.
하스 회장은 "만약 우리가 하는 것이 그것이라면 이는 평화가 아니며 우리의 파트너들을 팔아치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열린 당시 회합에서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탈레반 회담 제안에 대해 설사 합의가 이뤄진다 해도 얼마 못 가 붕괴할 수 있다고 반대했으며 아울러 9/11 테러 18주년을 앞두고 캠프 데이비드 별장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낸 것으로 더타임스는 전했다.
펜스 부통령과 볼턴 보좌관은 당시 폴란드 방문 중 보안망을 통해 토의에 참여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탈레반과의 회담 계획을 처음으로 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과 협상을 이끌었던 잘메이 할릴자드 미국 특사가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를 포함하는 회담의 워싱턴 개최를 제안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토대로 캠프 데이비드 회담을 구상한 것으로 더타임스는 전했다.
9/11 테러 당시 아프간을 장악하고 있던 탈레반 세력은 9/11 테러 주역인 오사마 빈라덴의 알카에다 세력을 엄호하면서 미국과 전투를 벌여왔다.
yj378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