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나리타공항, 태풍에 고립…여행객 1만3천명 누울 자리도 없어

입력 2019-09-10 11:35   수정 2019-09-1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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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나리타공항, 태풍에 고립…여행객 1만3천명 누울 자리도 없어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대중교통을) 기다릴 장소도 없네요", "여기서 잘 수밖에 없으니 음료수를 확보해야겠네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공항에서 잠을 잘 수도 없어요"
제15호 태풍 '파사이'가 일본 수도권을 강타하면서 도쿄의 관문 나리타(成田)공항이 고립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10일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나리타공항이 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 철도가 끊기고 도로 통행이 중단되면서 1만3천여명이 밤새 누울 공간조차 없는 공항 터미널에 갇힌 상황이 됐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일본 나리타공항, 태풍에 고립…여행객 1만3천명 누울 자리도 없어 / 연합뉴스 (Yonhapnews)
나리타공항과 도쿄를 연결하는 게이세이(京成) 전철과 버스 운행은 태풍의 영향으로 전날 오후부터 중단돼 이날 새벽에야 재개됐다.
이에 따라 지바(千葉)현 북부에 위치한 나리타공항은 육지이면서도 섬처럼 고립된 상황이 밤새 이어졌다.
택시가 운행하기는 했지만, 여객기 도착편이 늘어나면서 공항을 가득 메운 승객들을 이동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공항 측은 공항 터미널에 모인 여행자에게 물과 과자, 침낭을 나눠주고 휴대전화 충전기를 배포했지만 곳곳에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태국에서 귀국한 한 여성은 "공항 주변 호텔도 모두 빈자리가 없어서 공항에서 잘 수밖에 없다"고 말했고, 브루나이에서 일본으로 돌아온 80대 여행자는 "내년 도쿄올림픽 때 이런 일이 발생하면 치명상이 될 것"이라며 "공항 접근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한탄했다.
일본 정부는 철도회사가 태풍이나 폭우 등의 대형 재해가 예상될 때 미리 운행 중단을 발표하는 '계획 운행 중단'을 작년부터 실시하고 있지만, 운행 중단과 재개 일정이 자주 변경되고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서 도심이 마비 상태가 됐다.
JR히가시니혼에 따르면 계획 운행 중단으로 피해를 본 사람은 277만명이나 됐다.
태풍 파사이는 전날 새벽부터 오후에 걸쳐 수도권을 관통하면서 폭우와 강풍 피해를 줬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태풍으로 인해 3명이 숨지고 60명 이상이 크고 작은 부상을 했다. 곳곳에서 정전 피해가 발생해 이날 오전 9시 현재 62만 가구가 정전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b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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