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된 대중정책이 유일한 성과인데 재선위해 훼손 가능성"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가 조지 소로스가 중국을 "위험한 경쟁자"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사실상의 제재 지속을 촉구했다.
소로스는 10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트럼프는 화웨이에 미국을 팔아먹을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화웨이에 대한 제재 해제 가능성을 우려했다.
소로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 아마 유일한 외교정책 성과는 시진핑(국가주석)의 중국을 향한 일관성 있고, 초당적인 정책"이라면서 올바르게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선언했고 화웨이를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그간 대중 압박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중국은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에서 "위험한 경쟁자"라면서 "5G(5세대 이동통신)에서 미국이 또는 중국이 앞설지를 결정하는 데 앞으로 몇 년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상황은 미국에 유리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곧 자신의 대중 정책을 훼손하고 중국에 미국의 우위를 양도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소로스는 화웨이에 대한 제재 해제시 의회의 동의를 받도록 한 일부 의원들의 법안 발의를 거론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제한을 제거하기를 원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이 다가오면서 시 주석과의 회담을 원하고 있고 화웨이 문제를 협상카드 가운데 하나로 테이블에 올리기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소로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재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선거 이해를 앞에 두고 시 주석과의 (무역) 합의에 절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의회가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를 구제하도록 공화당이 허용한다면 이는 가장 민주적인 책임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로스는 또 중국의 '사회신용' 시스템 구축 계획과 관련,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열린 사회'의 종말을 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2014년부터 시작해 오는 2020년까지 모든 개인과 기업, 지자체에 사회신용 평점을 매기는 사회신용 시스템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사회신용 시스템이 전면 적용되면 중국 정부는 모든 개인과 기업, 지자체에 신용 평점을 매겨 대출심사는 물론 비행기 탑승 허용 여부까지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소로스는 "독재자들이 중국 기업들의 노하우를 도입하려 할 것이고, 이는 그들을 중국에 정치적,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만들고 중국의 정치통제 시스템을 전 세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해서도 중국의 사회신용 시스템에 대해 "무섭고 혐오스럽다"면서 시 주석을 "위험한 개방사회 반대자"라고 비판한 바 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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