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동지에서 정적으로' 伊 콘테-살비니 가시돋친 설전

입력 2019-09-11 01:43  

'전략적 동지에서 정적으로' 伊 콘테-살비니 가시돋친 설전
"국가 이익 팔아먹어" vs "권력 독점하려한 오만한 정치인"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전략적 동지에서 정적(政敵)으로 바뀐' 이탈리아의 주세페 콘테 총리와 극우 정당 동맹 대표 마테오 살비니가 10일(현지시간) 상원에서 또다시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중도 좌파 성향의 민주당이 손잡고 구성한 새 연립정부에 대한 상원의 신임 투표에 앞서 진행된 토론에서다.
포문은 살비니가 먼저 열었다. 전날 하원의 신임 투표 땐 의사당 밖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장외 투쟁에 집중한 살비니는 이날 상원에 출석해 콘테 총리를 향해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살비니는 "나는 당신이 부럽지 않다"며 "당신은 이 나라에서도, 당신의 당에서도 소수파에 불과하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이탈리아 국민을 배반하고 느긋하게 총리실의 안락의자에 앉아 상황을 즐기고 있다고 콘테 총리를 맹비난했다.
살비니는 콘테 총리를 향해 '이탈리아 국민의 투표를 두려워하는 자격 없는 총리', '(유럽연합에) 국가 이익을 팔아먹은 인사' 등의 가시 돋친 발언을 쏟아냈다.



콘테 총리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살비니를 두고 '일방적으로 연정 붕괴를 결정해 정국 위기를 초래하고 오로지 모든 권력을 독점하는데 집중한 오만한 정치인'이라고 몰아세웠다.
이어 "자신의 잘못을 다른 누군가에게 전가하는 것은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살비니를 비판하는 와중에 동맹의 상원의원들이 "부끄러운 줄 알아라", "품위를 갖춰라"라고 외치자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꿔 연정을 깬) 당신들에게서 어떤 품위도 보지 못한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작년 6월부터 1년 2개월간 이어진 오성운동과 지난 연정에서 부총리 겸 내무장관을 지낸 살비니는 지난달 8일 정책적 이견을 극복하기 어렵다며 돌연 연정 파기를 선언했다.
콘테 총리는 이후 연정 붕괴에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오성운동이 민주당과 다시 손을 잡고 새로운 연정을 구성하면서 다시 총리직에 추대됐다.
이후 두 사람은 '기회주의자' '배신자' 등 원색적인 용어를 동원해 서로를 비난하며 사실상 정치적으로 결별했다.
상원은 저녁 늦게 오성운동-민주당 간 새 연정에 대한 신임 투표에 들어간다. 연정의 공식 출범을 위한 마지막 절차다.
두 당이 상원에서 과반(161표)보다도 8표를 더 보유하고 있어 정상적으로 표결이 이뤄진다면 신임안 통과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원은 전날 찬성 343표, 반대 263표로 새 연정 출범을 의결했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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