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RE100' 기업 나올까…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

입력 2019-09-15 07:11   수정 2019-09-1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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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RE100' 기업 나올까…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
10월 '녹색요금제' 도입…삼성·SK, 해외사업장은 이미 'RE100' 선언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고 선언하는 자발적 글로벌 캠페인 'RE100'(Renewable Energy 100). 현재까지 애플, 구글, GM, BMW, 코카콜라 등 전 세계 194개 기업이 가입했지만 국내 기업은 '0'개다.
그러나 정부가 본격적으로 RE100 국내 도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조만간 '1호' 가입자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협업이 활발하고 매출 규모가 큰 대기업들이 앞장서 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유력한 '1호'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먼저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안 완공을 목표로 경기도 용인시 기흥 사업장 주차장에 1.3MW(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를 진행 중이다.
앞서 수원 사업장에는 이미 지난해 12월 총 1.9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해 사용하고 있다.
내년까지 기흥을 포함한 화성, 평택, 수원 사업장에 총 6만3천㎡ 규모의 태양광과 지열 발전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 6월께 이천공장에 연간 815MWh(메가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하는 641kWh(킬로와트시)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완공했다.
지난해 이른바 '2022 에코(ECO) 비전'을 제시해 국내 사업장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LG전자[066570]는 국내 사업장에 총 6.7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도입했고, 지난 한 해 동안 9천124MWh의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재생에너지 100%를 선언한 건 해외사업장에 한해서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글로벌 전략 사용량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는 재생에너지 인증서 구매나 재생에너지 공급 계약 시스템 등의 여건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삼성SDI[006400]도 최근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필요한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자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으나 국내는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과 환경이 구축되지 않아 사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의 이번 녹색요금제 도입 시도는 이러한 기업들의 제도적 수요와 정부 재생에너지 전환 정책이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7월 RE100 본격 추진을 위해 기존 전력보다 요금을 높여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하도록 하는 '녹색요금제'를 내달 시범 도입한다고 밝혔다.
특히 글로벌 업체와의 협업이 활발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 기업들은 거래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직접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 절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국내 반도체업계의 주요 고객사인 애플, 배터리 업계의 주요 고객사인 폭스바겐과 BMW 모두 'RE100' 가입 기업으로 거래 업체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최근 LG화학[051910]을 공급업체로 선정한 볼보도 재생에너지 사용과 관련된 조건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기업이 가장 먼저 가입하게 될지 판단하기는 아직 섣부르다"면서도 "요금이 두배에 이르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할 여력이 있는 기업들이 나서지 않겠냐"고 말했다.
acui7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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