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철권통치에도 독립운동 공로 인정…오는 14일 국장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독재자와 독립영웅이라는 엇갈린 평가를 받는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의 시신이 싱가포르에서 고향으로 운구됐다고 AFP통신이 11일(현지시간) 그의 유족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새벽 무가베의 시신을 실은 운구 차량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장례식장을 빠져나가 싱가포르 공항으로 향했다.
무가베의 시신은 공항에서 대기하던 전세기편으로 싱가포르를 떠나 짐바브웨로 향했다고 그의 조카가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짐바브웨 정부는 무가베의 시신을 고국으로 옮기기 위해 대표단을 싱가포르에 보냈다.
37년간 짐바브웨를 철권 통치한 무가베는 2017년 11월 아내 그레이스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려다가 군부의 쿠데타로 권좌에서 쫓겨났다.
무가베는 건강 악화로 지난 4월부터 싱가포르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지난 6일 숨을 거뒀다.
장기간 이어진 무가베의 폭정에도 불구하고 에머슨 음낭가과 짐바브웨 대통령은 그를 '국가 영웅'으로 칭하며 애도했다.
경제정책 실패로 민생을 도탄에 빠뜨렸지만, 한때 독립투사로 옥고를 치르며 식민지배 종식을 주도했던 점을 인정한 것이다.
무가베의 시신은 수도 하라레 서쪽 즈빔바 지역의 쿠타마 마을로 옮겨진다. 쿠타마 마을은 무가베가 태어난 곳이다.
이후 시신은 무가베가 백인 정부를 무너뜨리고 대통령이 돼 취임 선서를 했던 3만5천석 규모의 루파로 경기장에 잠시 안치된다.
공식 장례식은 오는 14일 6만석 규모의 하라레 국립 스포츠 경기장에서 외국 정상들이 참석할 가운데 치러진다.
짐바브웨 정부는 애초 애도 기간을 거쳐 장례를 국장으로 치른 뒤 수도 하라레에 있는 국가 영웅 묘역에 안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유족은 무가베가 그의 고향에 묻히길 원했다며 정부의 영웅 묘역 안장 계획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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