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적응 후엔 가족과 충분한 대화 나눠야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추석 연휴가 끝나가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척, 가족 간에 생긴 갈등으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15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명절에는 평상시보다 가족갈등이 발생하는 빈도가 높아지는 만큼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명절에는 일시적으로 우울 증상에 시달리는 주부들이 많은데 차례상 마련 및 일가친척 접대 등 과도한 가사노동에 정신적 원인이 가중돼 발현되곤 한다.
또 '좋은 며느리'라는 일종의 강박관념에 순응해온 과거 윗세대와는 다른 가치관을 가진 신세대 여성일수록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명절 우울증의 원인은 가부장적 문화와 좋은 며느리 강박관념에 반발하는 신세대 부부와 구세대 어른 간의 가치관 단절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며 "대부분 단시일 내에 해결되기도 하나 상황이 반복되면서 갈등이 장기화해 파국에 이르는 경우도 점차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족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크게 '환기효과'(ventilation)와 '가족 간 대화'가 있다.
환기효과는 갈등이 있는 대상을 만나기 전에 제3자에게 갈등상황을 털어놓음으로써 갈등에 대한 사전 적응을 하는 과정을 말한다.
창문을 열어 탁한 공기를 맑은 공기로 바꾸듯이 갈등상황을 그 상황과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이들과 대화하면서 미리 상황에 적응하는 것이다.
전 교수는 "환기효과를 적용했다면 가족 간 입장에 대한 이해를 위한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며 "서로의 입장에서 느낀 바를 공유하고, 자신만의 입장을 고집하기보다는 개선하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조건 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대화를 통해 자신이 느낀 생각을 토로하고 이를 개선해나가는 자세가 도움이 된다"며 "자신도 상대방의 생각과 기존 사회적 가치관과의 조화를 통해 즐거운 명절이 되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e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