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유족 돕는다…"초기 심리안정부터 행정 처리까지"

입력 2019-09-15 12:00  

자살 유족 돕는다…"초기 심리안정부터 행정 처리까지"
광주·인천·강원서 자살 유족 대상 원스톱서비스 시범 실시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자살 사건 발생 시 유족의 초기 심리안정부터 법률·행정 처리 및 임시 주거 등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돕는 원스톱서비스 지원사업이 시행된다.
15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심리부검센터에 따르면 16일부터 광주광역시와 인천광역시,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 '자살 유족 원스톱서비스 지원사업'이 시범 실시된다.
앞으로 자살 사건이 발생하면 경찰의 출동 요청에 따라 자살 유족 전담직원이 출동해 유족에 대한 초기 심리안정을 지원한다. 법률·행정, 학자금, 임시주거 등의 제공 서비스를 안내한다. 이후 개인정보 및 서비스 제공 동의를 받아 지속해서 사후관리를 지원한다.
자살 유족 원스톱서비스는 고위험군에 대한 촘촘한 지원체계를 마련하고자 마련됐다. 자살 유족의 자살 예방과 건강한 일상 복귀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스웨덴에서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자살 유족의 자살 위험은 일반인 대비 8.3배에서 9배에 이른다. 국내 연구에서도 자살 유족의 우울장애 발병 위험은 일반인보다 약 18배 이상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한 사람의 자살로 영향을 받는 사람은 최소 5명에서 10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해 자살 사망자 수 1만3천여 명을 기준으로 매년 6만명에서 13만명의 자살 유족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자살 유족은 높은 자살 위험과 우울장애 위험은 물론 갑작스러운 사별로 겪는 법률·상속·장례·행정 등 다양한 문제 처리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한 해 전국 정신건강복지센터 및 자살예방센터에 등록 관리돼 도움을 받는 대상은 1천여 명에 불과하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경찰이나 소방에서 자살 유족에 대한 정보를 관계 지원기관에 제공하기 어려운 데다 당사자 스스로 유족이라는 사실을 밝히기도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다.
이에 복지부는 자살 사고가 발생하면 먼저 유족을 찾아가 서비스를 안내하고 개인정보 및 서비스 제공 동의를 받을 수 있는 원스톱서비스 모형을 개발, 시범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사업 모형을 개발한 김민혁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교실 교수는 "자살 사건을 인지한 경찰관이 초기에 자살예방센터로 출동을 요청하고 적시에 관련 서비스를 안내한다면 도움의 손길 한번 받지 못하고 자살로 내몰리는 자살 유족은 더는 발생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홍진 중앙심리부검센터장(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유족들에게 사고 직후 사회가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제공하면 가족의 극단적 선택으로 받는 트라우마 완화 등 이차적 피해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번 시범사업의 결과와 성과를 면밀히 분석해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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