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인재 유출 '비상'…인력 쟁탈전서 '먹잇감'된 한국

입력 2019-09-15 08:25  

배터리 인재 유출 '비상'…인력 쟁탈전서 '먹잇감'된 한국
중국·유럽 기업들 '러브콜' 쇄도…"최고 4배 이상 고연봉 제시"
몇년전부터 '배터리 사관학교' 현실화…기술 유출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업계의 경쟁이 '인력 쟁탈전'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특히 중국, 유럽 등의 배터리 업체들이 한국의 숙련된 인재를 겨냥해 국내 기업 2∼4배 수준의 높은 연봉을 제시하면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헝다(恒大)신에너지차는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신(新) 에너지차 전 분야에서 8천여명 규모의 글로벌 채용에 나섰다. 이번에 채용한 인력은 중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독일, 스웨덴 등 9개 국가에서 근무하게 된다.
헝다신에너지차는 전기차를 '미래 먹거리'로 판단한 중국 최고 부호 쉬자인(許家印) 헝다그룹 회장이 올해 초 설립한 회사다.
헝다신에너지차가 "앞으로 5년 안에 세계 최대 규모와 최고 수준의 신 에너지차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만큼 채용 인력에 대한 처우는 업계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최근 독일 폴크스바겐과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밝혀 주목받은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Northvolt)는 LG화학과 일본 파나소닉 직원들을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스볼트는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30여명 이상의 한국인과 일본인 기술자들이 일하고 있다"면서 "회사 설립 초기인 2017년 구성한 배터리 연구팀에서 중추적 역할을 한다"고 소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 배터리 업체들이 인력을 채용할 때 배터리 산업을 먼저 시작해 숙련 인력이 있는 우리나라가 '제1 타깃'이 된다"며 "중국 업체의 '인력 빼가기'가 가장 심하고, 유럽 등 업체들에서도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몇년 전부터 시작된 고급 인력 유출이 전기차 시장 성장과 맞물려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등 외국 배터리 업체들은 국내 업체 연봉의 최소 2배, 최대 4배 이상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세계 배터리 업계 1위인 중국 CATL이 지난 7월 헤드헌터를 통해 국내 업체 직원에게 접근해 기존 연봉의 3배 이상을 부르며 이직을 제안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 2017년에는 중국 비야디(BYD)가 연봉 외에 성과급, 연말 보너스, 관용차·자동차 구입 보조금, 1인용 숙소 등을 지원한다는 파격적 조건으로 한국 배터리 인력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17년 59GWh에서 오는 2025년에는 1만GWh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렇게 생산량이 늘어나고 각 회사가 투자를 대대적으로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필요한 인력 수요만 수천 명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인력을 빼앗기는 국내 배터리 업계를 두고 '배터리 사관학교'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인재 유출이 기술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다.
처우를 외국 기업 이상으로 개선해 인재들을 잡아두기에도 한계가 있다. 배터리 산업에서 아직 제대로 된 수익이 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회사에서 석유화학, 배터리 등 여러 분야가 공존하는데 배터리 분야에 종사하는 직원들만을 대상으로 연봉 등을 지금보다 몇배 이상으로 늘리기는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shin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