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봄' 발원지 튀니지서 대선 투표 실시

입력 2019-09-15 16:54  

'아랍의 봄' 발원지 튀니지서 대선 투표 실시
총리 포함해 후보 26명…두번째 민주적인 대선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15일(현지시간) 오전 차기 대통령을 뽑는 투표가 시작됐다고 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번 대통령 선거의 후보는 26명이고 등록된 유권자는 약 720만명이다.
외신은 이번 대선을 혼전 양상으로 분석했다.
유력한 후보로는 유세프 샤히드 총리(43), 압델카리 즈비디(69) 전 국방장관, 메흐디 조마(57) 전 총리, 언론계 거물 나빌 카루이(56)가 꼽힌다.
세속주의 정당 '타하야 투네스당' 대표인 샤히드 총리는 2016년 8월 총리로 지명된 뒤 3년 동안 내각을 이끌어왔다.
또 방송사를 소유한 카루이는 지난달 23일 돈세탁, 탈세 등의 혐의로 체포된 뒤 수감된 상태다.
카루이는 2017년 '칼릴 투네스재단'을 설립해 빈민을 지원하면서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
조마 전 총리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2014년 1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총리직을 수행했으며 즈비디 전 국방장관은 세속주의 정당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튀니지 의회에서 최다 의석을 가진 이슬람 성향의 정당 엔나흐다는 국회의장 권한대행을 맡은 압델파타 무루(71)를 후보로 내세웠다.
이번 선거는 2011년 북아프리카와 중동을 휩쓴 '아랍의 봄' 민중봉기 이후 튀니지에서 두 번째로 치러지는 민주적 대선이다.
당초 오는 11월 17일 실시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7월 25일 베지 카이드 에셉시 당시 대통령이 건강 악화로 별세하면서 일정이 두 달가량 앞당겨졌다.
이날 투표의 공식적인 결과는 오는 17일께 발표될 예정이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튀니지는 '아랍의 봄'의 발원지로 정치적 민주화에 성공한 국가로 평가된다.
2010년 12월 튀니지의 한 지방정부 청사 앞에서 20대 노점상이 막막한 생계를 호소하며 분신자살한 사건으로 민중봉기가 발생했다.
이후 튀니지 국민은 2011년 1월 시위를 통해 20년 넘게 장기 집권한 독재자 벤 알리 전 대통령을 축출했으며 2014년 12월 에셉시가 첫 민선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그러나 튀니지는 현재 15%나 되는 실업률과 물가 급등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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