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평가'에 참여 안해…"평가기관 선택·집중 전략 차원"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대한민국 대표기업'으로 꼽히는 삼성전자[005930]가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ow Jones Sustainability Indices·DJSI) 평가의 글로벌 우수기업 명단에서 2년째 빠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DJSI는 지속가능 경영 가치를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수 중 하나다. 매년 분야별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가치들을 종합 평가해 상위 10% 정도에 해당하는 기업이 지수에 편입된다.
16일 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금융정보업체 S&P다우존스인덱스와 스위스 투자평가사 로베코샘이 공동 발표한 올해 'DJSI 월드'(총 318개)와 'DJSI 아시아·태평양' 명단에 삼성전자는 모두 빠졌다.
그나마 'DJSI 코리아' 항목에서 하드웨어·장비 업종의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체면을 살렸으나 글로벌 지수에서 제외되면서 글로벌 기업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낙제점'을 받은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올해 'DJSI 월드'에는 새로 편입한 포스코[005490]를 비롯해 총 19개 한국 기업이 포함됐는데, 이 가운데는 삼성전기[009150]와 삼성SDI[006400], 삼성생명[032830], 삼성화재[000810], 삼성물산 등 삼성전자보다 덩치가 작은 삼성 계열사가 5개나 들어있다.
또 TV·가전 경쟁사인 LG전자[066570]는 가전·여가용품 분야에서 '글로벌 최우수 기업(Industry Leader)'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올해 평가에서 '탈락'한 게 아니라 애초부터 평가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가능 경영평가를 진행하는 기관은 여러 곳이 있는데 DJSI 평가의 경우 투입하는 노력에 비해 피드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면서 "삼성전자가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올해부터 평가 설문에 응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DJSI 평가에 대해 지수 편입 여부를 발표하면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나 개선 방안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이 없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삼성전자가 올해 'DJSI 코리아' 항목에는 포함된 것은 평가를 공동 진행하는 한국생산성본부가 설문 응답 없이 삼성전자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공시 자료 등을 토대로 자체 평가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난해 'DJSI 월드' 편입에 실패한 삼성전자가 올해도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빠진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 연속 'DJSI 월드'에 편입됐던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가 발생했던 2016년에 탈락의 고배를 마신 뒤 이듬해 재진입에 성공했으나 지난해 또다시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자존심을 구긴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총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재판, 글로벌 반도체·스마트폰 업황의 부진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최악의 불확실성에 휩싸인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여전히 여러 글로벌 평가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의 지위를 굳혔다는 데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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