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 개발 기술 기업에 이전…임상시험 진행 중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증상이 나타나기 전, 혈액 한 방울로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발병 여부를 알아볼 수 있는 진단 키트가 나왔다. 키트는 사람의 혈액 속에 있는 치매 바이오마커를 검출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경상대 김명옥 교수팀이 치매를 조기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관련 내용은 온라인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12일 자에 실렸다.
연구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치매의 70% 이상을 차지하는데, 지금껏 PE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이나 인지 능력 검사 등을 통해 발병 여부를 진단해 왔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는 병이 어느 정도 진행돼 증상이 나타난 뒤에야 진단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 치매를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제작했다. 이 키트는 한 방울 정도의 혈액 속에 들어있는 생체지표(바이오 마커)를 잡아낸다. 환자의 혈액 속에 치매 바이오마커가 많으면, 키트 속 물질과 결합해 색을 낸다. 혈액뿐 아니라 땀과 침 등 분비물로도 진단이 가능할 거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앞서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는 쥐에서 유독 많이 발견돼 치매 바이오마커로 쓸 수 있는 생체 물질 21종을 선별했다. 여기에는 miRNA(마이크로RNA) 8종과 타우, 올리고머Aβ 등 기존 바이오마커도 다수 포함돼 있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에서도 이들 물질이 많이 발견되는 만큼 이들을 바이오마커로 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키트 관련 기술은 민간 기업에 이전돼 연말 제품화를 목표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연구진은 "여러 항원 및 miRNA를 바이오마커로 활용하므로 진단의 정확성과 객관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인지능력의 장애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치매 초기까지 진단할 수 있어, 치매 치료에 획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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