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삼성 8K TV, 빛 번짐으로 선명도↓…소비자 속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삼성전자[005930]의 QLED 8K TV를 겨냥한 LG전자[066570]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논란의 핵심으로 떠오른 표준 규격 '화질 선명도'(CM)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LG전자가 밝힌 LG와 삼성의 8K TV CM값이 각각 90%와 12%로 극단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어 관련 측정 기준이 '8K 공방'의 결과를 예측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어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CM(contrast modulation)은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가 해상도 표준규격 가운데 하나로 정한 측정 기준이다.
ICDM은 LG전자, 삼성전자, 파나소닉 등 주요 제조사 50개 이상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업계 전문 인증기관으로 2016년 정기총회에서 "해상도를 새롭게 정의하는 과정에서 선명도 개념이 더해져야 한다"고 규정했다.
제조사가 4K, 8K 등 특정 해상도에 대해 홍보할 때 선명도 기준인 CM값도 함께 표기하도록 한 것이다.
CM이란 쉽게 말해 많아진 픽셀의 개수만큼 밝기와 색깔이 제대로 표현되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업계 관계자는 "8K의 픽셀 개수가 4K보다 많아졌다고 해도 사용자의 눈에 실제로 전달되는 화면의 선명도가 충분하지 못하면 해상도가 좋아졌다고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8K는 가로 픽셀 수가 약 8천개인 해상도를 뜻하고, 4K는 픽셀 수가 그 절반인 약 4천개다.
CM값을 측정할 땐 픽셀을 '흑-백-흑-백'으로 번갈아 배치해 검은색과 흰색이 얼마나 선명하게 구분되는지를 본다.
만약 흰색 픽셀의 빛이 새어 나와 바로 옆의 검은색 픽셀을 침범하게 되면, 픽셀 간 밝기 차이가 줄어들어 CM값이 낮아진다.
ICDM은 텍스트(문자) 화면 기준 CM값이 50%를 넘지 못하면, 가로 픽셀 수가 8천개여도 해상도를 8K라고 볼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ICDM 정기총회 이후 공식 뉴스룸을 통해 CM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RGB 방식을 채택한 TV 디스플레이의 평균 선명도는 95% 수준"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같은 글에서 '동일 픽셀수에서의 선명도 변화 추이'를 이미지화해 CM값에 따른 화질의 차이를 비교하기도 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8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IT 전시회 'IFA 2019'에서 "LG 나노셀 8K TV의 화질 선명도(CM)는 90%로 나온 데 비해 삼성 QLED 8K TV는 12%로 나왔다"며 '8K 공방'에 불을 지폈다.
그러면서 ICDM이 8K 해상도의 표준규격을 정할 때 삼성도 관련 논의에 동참했는데, 이제 와서 '모르겠다'며 발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LG전자는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별도의 '8K 기술설명회'를 열고 관련 내용을 다시 한번 강조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술진화가 빠른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소비자와 제조사 간 정보 비대칭이 심하다"면서 "책임 있는 제조사로서 소비자를 속이는 마케팅을 좌시하지 않고 사실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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