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뜬 학계 "현대의 가장 중요한 문학적 발견일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첫 전집의 인쇄본에 수백 개의 통찰력 있는 주석을 단 주인공이 '실낙원'으로 유명한 영국 시인 존 밀턴일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셰익스피어의 첫 전집 '퍼스트 폴리오'(the First Folio)는 그의 서거 7년 후인 1623년 발간됐다.
보도에 따르면 케임브리지대 연구원인 제이슨 스콧 워런은 퍼스트 폴리오 사본에 대한 다른 학자의 논문을 읽고서 익명의 주석자가 밀턴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논문은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클레어 본 영문학 교수의 연구로, 본 교수는 익명의 주석자를 17세기 중반 인물로 추론했다.
본 교수는 논문에서 주석자의 육필 원고 사진도 제시했는데, 이를 본 스콧 워런이 밀턴의 필체와 유사하다는 점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한 증거를 수집했고 익명의 주석자와 밀턴의 필체를 세부적으로 꼼꼼히 비교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는 처음에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익명의 주석자가 밀턴일 가능성을 신중하게 제시했는데, 이후 다른 학자들도 이에 동조했다.
스콧 워런은 "나는 100% 확실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여전히 설득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고 여지를 뒀다.
학계는 워런의 연구에 대해 "현대에 가장 중요한 문학적 발견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며 흥분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셰익스피어의 퍼스트 폴리오에는 앞서 종이로 발간하지 않은 미발간 희곡 18편 등 셰익스피어 희곡 36편이 실렸다. 수록 희곡 가운데에는 '맥베스'와 '템페스트' 등 주요 작품들도 포함돼 있다.
인쇄된 퍼스트 폴리오 750권 중 지금까지 233권이 존재하는 것으로 기록됐다.
2016년 영국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선 그간 공식 기록에 없어 미공개 상태였던 한 권이 187만 파운드(당시 약 32억원)에 낙찰됐다.
셰익스피어가 문학적으로 밀턴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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