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지역 우편변호별 이산화질소 정보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영국 런던의 우편번호 구역별로 대기오염 수준을 알려주는 웹사이트가 가동되면서 값비싼 런던의 집값 하락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비수익 단체인 '센트럴 오피스 오브 퍼블릭 인터레스트'(COPI)는 런던 내 우편번호별 이산화질소(nitrogen dioxide) 수준을 제공하는 웹사이트(Addresspollution.org)의 운영에 들어갔다.
COPI 측은 킹스칼리지런던(KCL)의 자료를 이용, 디젤이나 휘발유, 가스 등이 탈 때 배출하는 유해가스인 이산화질소의 수준을 제시한다.
웹사이트에 따르면 대기오염 수준에 대해 1단계 '낮음'(low)부터 5단계 '매우 높음'(very high)까지 등급을 매기고 있다. 최고 등급인 5단계는 법정 한도를 50% 상회한다.
웹사이트는 대기오염 수준이 법정한도를 크게 넘어서는 지역에 장기간 거주할 경우 짜증이나 기침, 호흡곤란 등을 포함한 호흡기 증상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COPI 측은 런던의 이런 대기오염 수준이 공개되면 가장 오염된 지역 내 부동산 가격이 많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집값이 종종 수백만 파운드(수십억 원)나 나가는 첼시와 리젠트 파크, 노팅힐 등의 거리는 이산화질소 오염 수준이 법정한도인 40 mcg/m3를 훨씬 웃돈다.
첼시 지역의 경우 집값이 25만 파운드(3억7천만 원) 이상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웹사이트 측은 "독립적인 연구 결과, 런던 거주자의 45%는 주택 판매가격의 최소 20% 할인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COPI의 의뢰로 런던 집 소유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6%는 법정한도를 넘어선 오염 지역 부동산에 대해서는 구매자와 세입자들이 할인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영국의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EA)의 마크 헤이워드 대표는 소속 회원들에게 집값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실질적인 문제를 법적으로 제공할 의무가 있다며 대기오염 정보를 구매자에게 제공하도록 촉구했다.
헤이워드 대표는 또 대기오염은 이제 공적 정보가 됐고 부동산 중개인들이 변화를 선도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업계표준이 될 것이고, 불가피하다"라고 강조했다.
COPI 측은 또 집 소유자들이 중앙정부나 지방 당국에 대기오염 대책을 적극적으로 촉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OPI는 이런 대기오염 공개 방식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영국 왕립의사협회(RCP)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더러운 공기로 인해 매년 4만명이 목숨을 잃는다. 또 의료비를 포함해 경제적으로 200억 파운드(약 30조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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