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대선 결선에 '정치아웃사이더' 교수·언론계 인사 진출

입력 2019-09-18 00:42  

튀니지 대선 결선에 '정치아웃사이더' 교수·언론계 인사 진출
1차투표서 기성 정치권 후보들 꺾고 1∼2위…유권자들 변화 선택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지난 15일(현지시간) 실시된 북아프리카 튀니지의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정치 아웃사이더'인 교수와 언론계 거물이 각각 1,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튀니지 선거관리위원회는 17일 대선 1차 투표를 개표한 결과, 법학 교수 카이스 사이에드 후보와 언론계 거물 나빌 카루이 후보가 결선투표에 진출했다고 발표한 것으로 AFP, dpa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사이에드는 1차 투표에서 득표율 18.4%로 가장 많은 표를 받았고 카루이가 득표율 15.6%로 뒤를 이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한 후보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결선 투표가 다음 달 치러질 예정이다.


사이에드와 카루이의 결선 진출은 이변으로 평가된다.
기성 정치권과 튀니지의 경제 문제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변화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대선에는 유세프 샤히드 총리, 압델카리 즈비디 전 국방장관, 메흐디 조마 전 총리 등 모두 26명이 출마했다.
사이에드는 정치적 배경은 없지만 솔직한 성격과 반(反)체제 이미지, 헌법 전공 등의 경력에 힘입어 젊은 층 사이에서 지지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언론은 분석했다.
또 카루이는 지난달 23일 돈세탁, 탈세 등의 혐의로 체포돼 수감된 상태에서 선거를 치렀다.
카루이는 2017년 '칼릴 투네스재단'을 설립해 빈민을 지원하고 자신이 소유한 방송국을 자선 모금 활동에 활용하면서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
이번 대선 1차 투표 결과로 지난 8년간 튀니지를 이끌어온 세속주의 정당 타하야 투네스당과 온건 성향 이슬람 정당 엔나흐다는 타격을 입게 됐다.
집권당인 타하야 투네스당은 현 총리인 샤히드 총리를, 튀니지 의회 제1당인 엔나흐다는 국회의장 권한대행인 무루 후보를 각각 내세웠지만, 민심을 얻지 못했다.
이번 선거는 지난 7월 베지 카이드 에셉시 당시 대통령의 별세로 두 달 정도 일정이 앞당겨졌고 튀니지에서 민주적으로 치러진 두 번째 대선이다.
튀니지는 '아랍의 봄'의 발원지로 정치적 민주화에 성공한 국가로 평가된다.
2010년 12월 튀니지의 한 지방정부 청사 앞에서 20대 노점상이 막막한 생계를 호소하며 분신자살한 사건으로 민중봉기가 발생했다.
이후 튀니지 국민은 2011년 1월 시위를 통해 20년 넘게 장기 집권한 독재자 벤 알리 전 대통령을 축출했고 민주화 시위는 리비아, 이집트 등 북아프리카와 중동으로 확산했다.
튀니지는 현재 15%나 되는 실업률과 물가 급등 등에 따른 경제 악화로 국민의 불만이 큰 상황이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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