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75일 주기로 폭발…지구서도 관측 가능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목성의 위성인 '이오(Io)'에서 가장 큰 로키(Loki) 화산이 곧 폭발할 것으로 예보됐다.
미국 행성과학연구소(PSI)에 따르면 이 연구소 수석과학자 줄리 래스번 박사는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럽행성과학총회(EPSC)와 미국천문학회 행성과학국(DPS)의 연례 공동회의에서 로키 화산이 이달 중순에 폭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화산 폭발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20여년의 관측 자료로 볼 때 로키 화산이 주기적으로 폭발해왔으며 그 시점이 임박했다는 것이다.
이오는 목성에 가장 가까이 붙어있는 위성으로, 태양계에서 화산 활동이 가장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로키 화산은 약 200㎞ 걸쳐 펼쳐져 있으며, 화산 폭발 때 이오 위성의 전체 열 방출량 중 15%를 차지할 정도로 강력해 지상망원경으로도 관측이 가능하다.
래스번 박사는 로키 화산이 1988~2000년에 약 540일 주기로 폭발한다는 논문을 지난 2002년에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2000년대에는 이런 주기적 폭발이 중단되고 일정한 패턴 없이 간헐적으로 발생했다. 그러다가 2013년부터 다시 약 475일 주기로 주기적 폭발이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래스번 박사는 "이런 주기적 폭발이 유지된다면 이달 중에 폭발이 일어날 것이며 현재 열리고 있는 EPSC-DPS 연례 공동회의 기간(9월 15~20일)이 될 수도 있다"고 예측하면서 "지난해 5월에 발생한 마지막 화산 폭발도 정확히 예측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로키 화산이 용암이 호수처럼 고여 있고 겉은 용암이 식은 껍질로 덮여있는 용암호로 분석하면서, 화산 폭발 사이의 시간은 이 껍질이 중력적으로 불안정해지는 데 필요한 시간으로 용암의 기공률(porosity)과 관련이 있다고 했다.
래스번 박사는 "화산은 (발생 구조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마그마 공급률이나 성분, 마그마 내 거품의 존재, 화산이 있는 곳의 암반 종류나 균열 여부 등 다양한 변수들이 화산 폭발에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로키 화산은 대형 화산이기 때문에 작은 화산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수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기본 물리학의 지배를 받아 폭발을 예측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로키라는 명칭이 (정해진 경계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오가는) 트릭스터 신의 이름에서 따온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신중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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