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NSC 새 보좌관 오브라이언도 "매파 성향"…과거 오바마 비판도(종합2보)

입력 2019-09-19 10:03   수정 2019-09-19 11:57

美NSC 새 보좌관 오브라이언도 "매파 성향"…과거 오바마 비판도(종합2보)
저서에서 "오바마 외교로 세계 위험해져" 비난하며 '힘을 통한 평화' 주장
인질문제 특사로 활동하며 래퍼 석방도…폼페이오가 선호한 협상·중재 전문가
前국방차관보 "볼턴만큼 매파일 것"…블룸버그 "전통적인 공화당 매파 성향"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강건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후임으로 선택한 로버트 오브라이언 인질 문제 담당 대통령특사는 외교·안보 분야 중에서도 해외 인질 문제를 많이 다뤄온 협상 전문가다. 변호사 자격을 가진 그는 국제 중재 전문가로도 인정받아왔다.

여러 행정부를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그는 '힘을 통한 평화'를 주장해와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견해를 지녔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정책이 유약하다고 날 선 비판을 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외교 정책과 관련해 전임자 못지않은 매파(강경파) 성향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북한과 이란 등의 문제를 놓고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로이터와 AP통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그는 국무부 소속으로 특사 임무를 수행하며 중동과 아프가니스탄을 중심으로 해외 인질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미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이끌어왔다.
그는 조지 W.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5년 존 볼턴 당시 유엔대사와 함께 유엔총회에서 미국 대표로 활동하기도 했다.
부시 및 오바마 행정부 시절 아프가니스탄 사법개혁을 위한 미 국무부의 민관 파트너십 공동의장도 지냈다.
볼턴 후임 오브라이언 "힘을 통한 평화"…트럼프 "매우 재능있는 사람" / 연합뉴스 (Yonhapnews)
특히 그가 과거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한 점이 눈길을 끈다.
뉴욕타임스(NYT)와 AP에 따르면 백악관의 새 외교·안보 사령탑에 오른 오브라이언은 2016년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에 관한 글을 모은 '미국이 잠자는 동안'(While America Slept)에서 오바마 정부의 외교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 중국과 같은 주요 강대국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오바마의 외교 정책은 '유화(appeasement)와 후퇴(retreat)'라면서 "오바마의 외교 정책 하에서 세계가 더 위험해졌다"고 혹평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 시절 미국을 포함한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이란과 맺은 핵 합의를 1938년 아돌프 히틀러가 체결한 뮌헨 협정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 합의는 이란이 핵 개발을 중단하는 것을 조건으로 이란에 대한 국제 제재를 해제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하지만 미국은 이 합의가 불충분하다며 작년 탈퇴했다.
뮌헨 협정은 1938년 9월 독일 뮌헨에서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4개국 정상이 체결한 것으로 독일인 거주 지역인 체코의 수데텐을 독일에 할양하는 대신 체코 국경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담았으나 이듬해 히틀러는 이를 무시하고 체코를 병합했다.
오브라이언은 책에서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뒤에서 이끄는' 외교 정책 및 시퀘스터(sequester·국방예산 증액에 상한을 두는 예산 자동삭감 조치) 기반의 국가안보 접근법과 레이건 대통령의 '자유 세계의 리더' 외교 정책 및 '힘을 통한 평화'라는 국가안보 접근법으로의 복귀 사이에서 냉혹한 선택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했다.
AFP는 "오브라이언은 퇴임을 앞둔 오바마가 더욱 온건한 미국을 보여주려는 시도를 비판했다"며 이는 독재자, 폭군, 테러리스트들이 더 대담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도전에 직면해 이제는 '힘을 통한 평화'를 바탕으로 한 국가 안보 정책으로 돌아가야 할 때"라며 "강력한 미국은 동맹들이 신뢰하고 적들이 감히 시험하지 못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차분한 성품은 '파이터'인 볼턴 전 보좌관과 정반대지만, 외교·안보 현안들에서는 그에 못지않게 강경한 시각을 가진 인물이라는 외신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의 칼럼니스트 엘리 레이크는 '볼턴의 후임자도 마찬가지로 매파'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트럼프는 이란, 아프가니스탄, 북한에 관해 볼턴과 이견을 보였는데, 그의 새 국가안보보좌관도 그 모든 현안에 대해 전통적인 공화당 매파 성향을 보인 오랜 역사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볼턴은 오브라이언의 에세이집 '미국이 잠자는 동안'을 가리켜 "모든 대선후보가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추천한 바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트럼프의 새 국가안보보좌관은 단지 스타일에서만 볼턴에 반대되는 사람'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앤드루 엑섬 전 국방부 중동 담당 부차관보는 폴리티코에 "그는 유엔에서 볼턴을 위해 일했고, 아마 볼턴만큼 매파적일 것"이라며 "그러나 틀림없이 (성격 면에서) 투사형은 아니다"고 평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오브라이언을 잘 아는 또 다른 소식통은 "이란 문제에 대해 그는 볼턴과 같은 부류"라면서 "매파적이긴 하지만 팀 플레이어"라며 트럼프 대통령, 폼페이오 장관의 요구에 순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브라이언은 최근 스웨덴에서 폭행 사건으로 구금된 미국의 인기 힙합 뮤지션 에이셉 라키의 석방을 위해 현지를 방문,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안에 큰 관심을 보인 바 있다.
라키는 6월 말 현지에서 행인 2명과 다툼을 벌였고 7월 초 폭행 혐의로 체포돼 기소됐다. 트럼프가 트윗에서 '공정한 대우'를 촉구하며 석방을 요구했지만, 스웨덴은 그를 석방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브라이언이 현지 재판에 참석하며 구명 노력을 기울였고 라키는 선고 전에 보석으로 풀려나 미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법원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라키는 자유의 몸이 됐다.
폴리티코는 오브라이언이 라키의 석방을 끌어낸 일과 대통령에 대한 아첨으로 트럼프의 눈에 들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트윗에서 한 '수석 인질 협상가'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내가 아는 가장 위대한 협상가"라고 했다며 자화자찬했는데, 이는 오브라이언의 과거 언급으로 알려졌다.

20대 때 천주교에서 모르몬교로 개종한 오브라이언은 이번 임명으로 미 정부에서 최고위직에 오른 모르몬교 교인이 됐다고 WP는 전했다.
로스앤젤레스 출신인 오브라이언은 UC 버클리를 졸업한 뒤 LA에 로펌을 차려 변호사로 활동했다.
그는 20여 차례의 국제 소송 절차에서 중재자로서 활동했으며 각종 재판에 전문가로 참여해 조언을 통해 명성을 쌓았다.
오브라이언은 공화당 내에서 여러 정치인과 함께 일하며 활동 폭을 넓혔다.
그는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로 나섰던 밋 롬니·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스콧 워커 전 위스콘신 주지사 등의 선거운동 캠프에서 외교정책 고문으로 일했다.
그는 현 정부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일했고 폼페이오가 그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외교·안보 분야의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날 캘리포니아주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취재진을 만나 "우리는 힘을 통한 또 다른 1년 반의 평화를 고대한다"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 하에 엄청난 외교정책의 성공을 거둬왔다. 나는 그것이 계속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인질 협상을 통해 나는 그를 매우 잘 알게 됐다. 내가 존경하는 많은 사람이 그를 절대적인 최고의 선택으로 평가했다"고 호평하며 "우리는 좋은 '케미'를 갖고 있고 훌륭한 관계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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