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렌치 신당 '이탈리아 비바'로 명명…창당 절차 본격화(종합)

입력 2019-09-20 01:30  

伊 렌치 신당 '이탈리아 비바'로 명명…창당 절차 본격화(종합)
'렌치발' 정계 개편 움직임…지지율은 3.4%로 아직 미미
렌치, 내달 중순 극우 정치인 살비니와 양자 TV 토론 성사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최근 이탈리아 중도좌파 정당인 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마테오 렌치(44) 전 총리의 신당 이름이 '이탈리아 비바'(Italia Viva)로 정해졌다.
1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렌치는 최근 당명을 이탈리아 비바로 확정하고 본격적인 창당 절차에 들어갔다.
당명을 글자 그대로 번역하면 '생동하는 이탈리아'라는 뜻이다.
이 용어는 민주당이 2008년 총선에서 선거 캠페인으로도 사용한 적이 있다. 당시 민주당은 총선 한 해 앞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2) 전 총리가 창당한 중도우파 자유인민당(PDL)에 패했었다.
렌치는 조만간 당대회를 열어 당 상징물과 조직도 공개할 예정이다.
이념상 중도주의를 표방하는 렌치 신당에 합류하기로 한 민주당 상·하원의원은 이날 현재 40명에 육박한다고 ANSA 통신은 전했다.
여기에는 오성운동-민주당 간 새 연립정부의 농업장관으로 임명된 테레사 벨라노바(61)도 포함돼 있다.
중학교 졸업 학력과 튀는 옷차림으로 소셜미디어 등에서 누리꾼들의 표적이 된 인물이다.
신당으로 이탈하는 현역 의원이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지에선 민주당 분당도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특히 벨라노바를 비롯해 민주당 소속 장·차관이 일부 신당으로 당적을 옮기면 새 연정은 '2당 체제'가 아닌 '3당 체제'로 국정을 운영하는 복잡한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 정부의 정책 조율이 그만큼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 정부에서 민주당은 장관 21명 중 9명, 차관급 42명 중 18명을 각각 배출했다.



이밖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설립한 중도우파 정당 '전진 이탈리아'(FI)에서도 일부 의원이 당을 갈아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져 '렌치발' 정계 개편이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이날 현지 일간 라 레푸블리카가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렌치 신당의 지지율은 3.4%로 전체 정당 순위 6위에 머물렀다.
마테오 살비니가 이끄는 극우 정당 동맹이 33.1%로 최대 정당 입지를 유지한 가운데 연정 파트너인 민주당과 오성운동은 각각 20.2%, 18%의 지지율을 획득했다.
또 다른 극우당 이탈리아 형제들(FdI)이 7.3%로 뒤를 이었고, 전진 이탈리아는 7%를 점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내달 중순 렌치와 살비니 간 양자 TV 토론이 개최될 예정이어서 현지 정가의 이목을 끌고 있다.
현지 국영방송으로 생중계될 이번 양자 토론은 렌치의 제안을 살비니가 수락하면서 성사됐다.
렌치는 "살비니와의 대결이 마침내 이뤄지게 됐다. 이번 토론회는 내달 15일∼17일 사이 열릴 것"이라고 반겼다.
렌치는 이탈리아 정계에서 살비니를 가장 거세게 비난하는 정치적 반대파로 꼽힌다.
살비니가 지난달 초 오성운동과의 연정을 파기하자 '극우 포퓰리즘' 정당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며 오성운동과 민주당 간 새로운 연정을 전격 제안해 성사시킨 바 있다.
이후에도 살비니를 '국가를 나락에 빠뜨릴 극우 정치인'이라고 비난하며 각을 세워왔다.
일각에서는 렌치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끄는 살비니와의 대결을 통해 신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을 환기하고 바닥권에 있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고자 양자 토론회를 기획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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