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중도파 지도자 간츠, 총리후보 지명 경쟁서 유리

입력 2019-09-20 18:09  

이스라엘 중도파 지도자 간츠, 총리후보 지명 경쟁서 유리
대통령은 보통 제1당 대표를 총리후보로 선택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의 중도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의 베니 간츠(60) 대표가 총리 후보 경쟁에서 청신호를 켰다.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7일 실시된 총선 투표를 99.8% 개표한 결과, 청백당이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120석 가운데 33석으로 1위를 차지하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은 31석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언론은 아랍계를 아우르는 청백당 진영이 57석을 얻고 유대주의 정당들과 손잡은 네타냐후 우파 진영이 55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청백당이 원내 제1당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간츠 대표가 총리 후보가 되는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은 오는 22일부터 여러 정당들과 차기 정부 구성에 대해 협의한 뒤 총리 후보를 지명할 예정이다.
이스라엘 대통령은 연립정부 구성 가능성이 가장 높은 당수를 총리 후보로 결정하는데 그동안 일반적으로 제1당 대표가 총리 후보에 올랐다.
2009년 총선에서 리쿠드당이 2위를 했음에도 네타냐후 총리가 보수 진영 지도자들의 지지로 총리 후보로 지명된 적 있지만, 이는 드문 사례다.
간츠 진영과 네타냐후 진영 모두 과반 의석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경우 리블린 대통령이 간츠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명할 공산이 커 보인다.
총리 후보가 42일 안에 연정을 출범시키면 총리가 되지만,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대통령이 다른 정당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명해야 한다.


2011∼2015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을 지낸 간츠는 작년 말 정치권에 입문했지만 참신한 이미지로 지지층을 넓혀왔다.
이번 총선의 개표 결과가 청백당의 승리로 윤곽이 잡히면서 현지 언론에서는 간츠에 우호적인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20일 다양한 연정 시나리오가 있지만 많은 전문가는 리쿠드당이 네타냐후 총리가 아닌 다른 지도자로 청백당과 연정을 꾸리는 방안을 유력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정치분석가 미첼 바라크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리쿠드당이 40석을 얻으면 네타냐후는 아마 차기 정부를 이끌 수 있었지만, 그(네타냐후)는 겨우 31석을 얻었다"며 네타냐후 총리가 연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바라크는 앞으로 리쿠드당 내부에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검찰의 기소 문제 등을 이유로 네타냐후에 퇴진을 압박하는 상황이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이스라엘 방송 채널12는 19일 극우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 대표인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부 장관이 측근들에게 총리 후보로 간츠를 대통령에게 추천할 계획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일단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간츠 대표와 네타냐후 총리 가운데 누구를 총리 후보로 추천할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며 보도를 부인했다.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의회에서 8석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있어 차기 총리를 결정할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다는 관측이다.
리에베르만은 총선 다음 날인 18일 리쿠드당과 청백당을 아우르는 연정에만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네타냐후 총리의 동지였던 리에베르만은 지난 4월 총선 직후 연정 협상에서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들의 병역 의무를 주장하며 네타냐후 내각의 참여를 거부했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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