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랑스 해상구호단체 'SOS 메디테라네'와 국경없는의사회(MSF)가 공동 운영하는 난민 구조선 '오션 바이킹'이 난민 82명을 이탈리아에 내려놓은 지 수일 만에 다시 난민 200여명의 하선을 이탈리아 등에 요청했다.
EFE통신에 따르면 SOS 메디테라네는 20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이탈리아와 몰타 당국에 오션 바이킹에 탄 218명의 아프리카 난민에게 안식처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애초 리비아 당국으로부터 트리폴리 동쪽에 있는 훔스항 입항을 제안받았으나 안전 문제를 들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리비아 당국이 대체 항구를 추가 제안하지 않자 이탈리아와 몰타에 도움을 요청하게 됐다고 단체는 전했다.
오션 바이킹은 지난 14일 이탈리아 정부의 허가를 받아 리비아 연안에서 구조한 난민 82명을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에 내려준 뒤 곧바로 활동을 재개해 전날까지 네차례에 걸쳐 난민 총 218명을 바다에서 건져 올렸다.
다만, 이탈리아 정부가 유럽연합(EU) 차원의 분산 수용 합의 없이 이들에게 항구를 내어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성운동-민주당이 손잡고 구성한 새 정부는 극우 정당 동맹이 참여한 지난 정부와 달리 유연한 난민 정책을 표방하긴 했으나, EU 회원국들의 난민 수용 합의가 없는 한 난민을 무작정 받아들이지는 않겠다고 강조해왔다.
지난 2주간 국제구호단체 난민 구조선에 의해, 또는 자력으로 람페두사섬에 발을 디딘 난민은 600명 이상이다.
한편, 이탈리아, 몰타, 프랑스, 독일 등 4개국 내무장관과 EU 집행위원회는 오는 23일 몰타 수도 발레타에 모여 이탈리아와 몰타 등을 통해 유입되는 난민의 수용 방안을 협의한다.
이 자리에선 독일, 프랑스 등 EU 주요국을 중심으로 난민을 자동 배분하는 시스템도 논의될 예정이다.
앞서 독일은 유입 난민의 25%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프랑스도 비슷한 비율의 난민 수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dpa 통신은 보도했다. 이탈리아의 경우 10%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EU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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