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외국인 혐오 범죄가 증가하면서 적어도 1천500명의 외국인이 삶의 터전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20일(현지시간) 요하네스버그 인근 카틀홍에서 최소 12명이 목숨을 잃는 등 외국인을 겨냥한 폭력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찰리 악슬리 UNHCR 대변인은 남아공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약탈과 방화, 갱단의 습격, 성범죄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난민과 망명 신청자가 이러한 폭력에 더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현재 800여 명이 카틀홍의 마을 회관에 모여 있으며 이 가운데 말라위인 73명, 모잠비크인 138명, 나이지리아인 314명, 짐바브웨인 72명은 남아공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악슬리 대변인은 "UNHCR은 남아공 정부와 비영리단체(NGO) 등과 긴밀히 협력해 난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직원과 지원 물품을 추가로 배치할 것"이라며 "남아공도 최근 채택한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 관련 대응 계획을 신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아공의 폭력 사태는 이주민 유입에 따른 높은 실업률의 영향으로 생겨난 외국인 혐오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남아공의 실업률은 28%에 달하는데 극빈층의 경우 외국인 이주민과 일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상태가 악화하자 나이지리아 정부는 지난 2주 동안 자국민 500여 명을 전세기에 태워 철수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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