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미국의 러시아 서부 지역 방공시스템 무력화 가능성에 대한 유럽 주둔 미 공군 사령관의 발언이 러시아의 강한 반발을 불렀다.
미 외교안보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The National Interest)는 19일(현지시간) "지난 3월 14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박스데일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미 공군 B-52 전략폭격기가 캐나다를 통과해 러시아 영토에 순항미사일 공격을 가하는 가상훈련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시 미 폭격기는 러시아 영공 60마일(약 95km)까지 근접했다가 기수를 돌렸으며 이후 영국 공군기지로 귀환했다"고 설명했다.
잡지는 이와 관련 유럽과 인접한 러시아 서부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주에 강력한 방공시스템이 배치돼 있지만, 미 공군은 이 시스템을 뚫을 수 있는 계획을 갖고 있다는 제프리 리 해리건 유럽 주둔 미 공군 사령관의 발언을 전했다.
미국의 군수산업 뉴스 전문 매체 '브레이킹 디펜스'(Breaking Defense)도 러시아 측의 공세가 있을 경우 미국은 러시아 서부 지역(칼리닌그라드주)의 방공시스템을 파괴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해리건 사령관의 발언을 소개했다.
이러한 해리건 사령관의 발언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러시아 측이 발끈하고 나섰다.
러시아 국방부는 20일 "칼리닌그라드주의 방공시스템은 5세대 전투기 공습을 포함한 어떤 미국의 공중 공격도 막아낼 수 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국방부는 칼리닌그라드주의 방공시스템이 공중 목표물을 격퇴할 수 있는 능력은 러시아 영공으로 접근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조종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마리야 자하로바는 해리건 사령관의 발언에 대해 "러시아에 대한 위협이자 아주 무책임한 견해"라고 비난했다.
안톤 알리하노프 칼리닌그라드주 주지사는 "미국이 칼리닌그라드주를 공격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면서 "현지 주둔 군대의 기술적 상태와 사기는 어떤 적국도 격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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