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고발에 "당파적" 비난하며 "많은 지도자와 대화, 언제나 적절" 주장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자신이 외국 정상과의 대화에서 부적절한 약속을 했다는 내부 고발과 관련, 이를 제기한 인물을 "당파적 내부고발자"라고 비난하면서 자신의 통화는 적절했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부적절한 약속을 한 외국 정상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 알려진 가운데 다음주 유엔 총회 기간에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AP와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양자 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나는 많은 지도자와 대화를 나눈다. 그것은 언제나 적절하다"며 "내가 무슨 일을 하든 나는 이 나라를 위해 싸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내부 고발이 접수되기 약 2주 반 전인 7월 25일께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정부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과 관련한 수사를 종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바이든은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로 현재 여론조사 선두를 달려 트럼프의 강력한 대항마로 거론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부통령 시절 우크라이나 재벌의 부패 의혹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바이든의 아들이 우크라이나 재벌 소유 가스회사로부터 보수를 받아왔고 해당 재벌의 부패 의혹을 수사하던 검사가 교체됐는데 여기에 그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부 고발 내용이 7월 25일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나눈 통화에 관한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정말 모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는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헌터 바이든에 대한 조사를 우크라이나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중단하는 방안을 무기로 우크라이나 측을 압박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고 AFP는 전했다.
이같은 의혹 속에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내주 유엔 총회 기간에 젤렌스키 대통령과 25일 회담하기로 했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만남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부패방지 노력에 기울인 열정과 이런 노력의 성공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는 전했다.
z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