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주중 미국대사 "미중은 냉전 중…미·소 냉전보다 해결 어려워"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의 한 전직 고위관료가 5월 미중 무역 협상이 결렬된 것은 미국이 중국 경제를 식민지화하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21일 전해졌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03∼2006년 중국 국가통계국 국장을 지낸 리더수이(李德水)가 5월 협상 결렬과 관련해 쓴 글을 입수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리 전 국장은 이 글에서 미국이 5월 협상 당시 중국에 국내법 수정을 요구하고, 중국의 경제정책을 논의할 상설 양자 사무소 설치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이 중국의 경제정책에 만족하지 않을 경우 중국을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일방적 이행 메커니즘을 요구하고 중국의 하이테크 기업과 국영기업을 제재하려고 했으며, 무조건적인 금융·시장 개방을 촉구했다는 것이다.
SCMP는 중국 고위직 출신 인사가 5월 협상 당시 미국의 요구에 대해 밝힌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리 전 국장은 미국이 중국에 "경제 주권 포기"를 요구했다면서 "이는 중국 경제를 식민지화하려는 완전 불평등조약이다. 받아들일 경우 중국은 발전을 포기하고 미국의 속국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은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려는 포괄적 전략을 시작했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포괄적인 정치 투쟁이며 무역전쟁은 그 일부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4∼2017년 주중 미국대사를 지낸 맥스 보커스는 미중이 현재 일종의 냉전 상태이며, 미국과 소련 간 냉전보다 해결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고 SCMP가 전했다.
보커스 전 대사는 20일 주홍콩 미국상공회의소 주최 중국 관련 회의에 참석해 "우리는 일종의 냉전 중이며, 이는 과거 냉전보다 더 은밀히 퍼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냉전은 쉬웠다. 상호확증파괴(MAD) 때문에 투명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훨씬 더 어렵고 (냉전이) 만연해있다"고 진단했다.
이어서 미중 분쟁의 뿌리는 "우리는 서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면서 "이는 매우 위험하다.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장기적인 분쟁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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