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스럽고 역겨운 제안', '일탈적 생각' 비판 쏟아져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의 한 지방의원이 의회에서 관광 진흥을 위해 독일·네덜란드 등처럼 매춘을 합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논란을 불렀다.
2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부 토스카나주(州)의 극우 정당 동맹 소속 지방의원인 로베르토 살비니는 최근 주의회 경제개발위원회에서 관광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사창가를 부활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살비니는 "독일·네덜란드·오스트리아·프랑스 등에서도 '유리창 안에 있는 여성'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일종의 관광 상품"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발언은 당시 회의에 참석한 중도좌파 성향의 민주당 소속 모니아 몬니 의원이 회의 발언 내용이 담긴 관련 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리면서 공개됐다.
몬니 의원은 살비니의 발언을 거론하면서 "분노스럽고 역겨운 제안"이라고 비판했고, 다른 동료 의원들도 "정도를 벗어난 일탈적 생각"이라며 살비니에 일제히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동맹은 이와 관련해 성명을 통해 "살비니가 개인적 의견을 표현한 것으로 당의 공식 입장과는 상반된다"고 선을 그었다.
살비니가 속한 경제개발위원회는 그의 직무를 정지시키기로 결정하고 징계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동맹 소속 정치인이 매춘 합법화를 주장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대표도 작년 총선을 앞두고 음성화된 성매매 산업을 합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불렀다.
오스트리아나 독일·스위스처럼 국가가 이들 종사자로부터 세금을 걷고,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보건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에선 과거 한때 성매매가 합법적으로 이뤄졌으나, 1958년 이를 금지한 일명 '메를린법'의 발효와 함께 사창가가 공식적으로 문을 닫았다.
현재는 주로 아프리카와 동유럽 출신의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 약 8만명의 매춘부가 음성적으로 성매매 업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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