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호르무즈 호위 연합'에 대응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원유 수송로인 걸프 해역의 입구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보장하는 구상을 유엔에 제안하겠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제39주년 성전(이란-이라크전) 기념일을 맞아 테헤란에서 열린 군 열병식에 참석해 "올해 유엔 총회에서 우리는 전 세계에 '희망의 동맹'이라는 구호가 담긴 '호르무즈 평화 구상'을 제안할 것이다"라고 연설했다.
미국이 이란의 위협을 이유로 동맹국과 '호르무즈 호위 연합'이라고 불리는 군사 동맹체를 결성하려는 데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 구상은 페르시아만(걸프 해역)과 오만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과 다른 중동 국가가 협력해 안보를 제공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라며 "외국군대(미군)의 주둔은 해상·에너지의 안보뿐 아니라 중동을 위험에 처하게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 등 서방을 겨냥해 "외부 강대국은 중동을 무기 경쟁의 장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라며 "그들의 주둔은 중동에 고통과 비극을 낳았을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 등 중동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책임을 이란으로 돌리는 미국 등의 주장에 대해서는 "중동에 무기를 그만 보내고 멀리 떨어지라"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도 남의 국경을 침범하지 않을 것이므로, 우리의 국경을 넘어 침략하는 어떤 행위도 좌시하지 않겠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일부 이웃 국가(사우디아라비아, UAE)가 저지른 과거를 기꺼이 용서하고 우정의 손을 내밀 수도 있다"라며 "적들(미국, 이스라엘)은 중동 내 분열을 악용하려고 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열병식에는 탄도미사일, 무장 쾌속정, 자체 개발 전투기 등이 등장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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