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예정일을 5주 남짓 앞두고 유엔총회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EU 지도자들의 연쇄 회동이 잡혔지만, 정작 존슨 총리가 시작부터 이런 기대에 찬물을 뿌렸다.
존슨 총리는 23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로 향하는 기내에서 취재진에 "뉴욕에서 브렉시트 협상 돌파구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를 키우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존슨 총리는 "이번 뉴욕 일정이 전기(轉機)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이번 유엔총회 기간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각각 회담할 예정이다.
브렉시트 조건에 관한 전임 테리사 메이 정부와 EU의 합의안이 의회에서 부결된 이후인 7월 취임한 존슨 총리는 다음 달 말 브렉시트 강행 입장을 고수해왔다.
존슨 총리는 취임 후 EU와 논의에 "엄청난 진전"이 있었고, 이제는 EU 지도자들이 메이 전 총리의 합의안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주장했다.
EU 지도자들은 영국측에 이달 말까지 합의안의 핵심 쟁점인 '안전장치'의 대안을 가져 오라는 최후 통첩을 보낸 상태다.
한편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에 대응하고자 추진하는 미국·영국 '자유무역협정'(FTA) 논의에서 국민의료보장제도(NHS)는 배제돼야 한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이 FTA를 체결하고 싶다면 영국 제품에 대해 미국 시장을 개방하라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앞서 FTA 협상 때마다 상대방 국가의 의약품 분야 허가와 의료보험 규제 완화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영국이 미국과 FTA를 추진하자 영국에서는 세금으로 운영하는 NHS의 공공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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