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망명한 캄보디아 야당 지도자의 귀국을 앞두고 현지에서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일간 크메르 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삼랭시 전 캄보디아구국당(CNRP) 대표의 경호원으로 일했던 포우크 첸다가 지난 22일 오전 10시께(현지시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시내에서 두 명의 괴한이 휘두른 쇠몽둥이에 머리를 맞아 중상을 입었다.
헬멧으로 얼굴을 가린 괴한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첸다를 뒤따라와 공격을 가한 뒤 곧바로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오우 찬라트 전 CNRP 국회의원은 "전 CNRP 당료들을 상대로 한 유사한 사건을 많이 봐왔다"면서 "이번 공격이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든, 개인적인 문제 때문이든 경찰은 반드시 용의자를 체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전 CNRP 당료와 활동가 수십 명이 삼랭시 전 대표의 귀국과 함께 시위를 벌이려는 음모를 꾸몄다는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랭시 전 대표는 2015년 11월 일본 방문 당시 자신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됐다는 소식을 듣고 귀국을 미루며 프랑스에서 망명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캄보디아 독립기념일인 오는 11월 9일 귀국해 민주주의를 재건하겠다고 공언했다.
그가 이끌던 캄보디아 제1야당 CNRP는 작년 7월에 치러진 총선을 8개월가량 앞둔 2017년 11월 반역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강제 해산됐다.
캄보디아의 '스트롱맨'(철권통치자)으로 불리는 훈센 총리는 랭시 전 대표가 귀국하면 곧바로 체포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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