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국제구호단체가 지중해에서 구조한 난민 180여명이 이탈리아에 안착하게 됐다.
유연한 난민 정책을 강조하는 새 연립정부가 들어선 이래 비정부기구(NGO) 구조선 내 난민의 입항을 허용한 두 번째 사례다.
23일(현지시간)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전날 프랑스 구호단체 'SOS 메디테라네'와 '국경없는의사회'(MSF)가 공동 운영하는 구조선 '오션 바이킹'에 승선한 난민 182명이 시칠리아섬의 메시나에 내릴 수 있도록 허가했다.
SOS 메디테라네도 트위터에서 "이탈리아 당국이 난민들의 피난처로 메시나를 배정했다"고 확인했다.
이 단체는 "이탈리아가 일주일 사이에 두 번째로 난민에 항구를 열어줘 다행스럽다"고 부연했다.
노르웨이 선적인 오션 바이킹은 지난 14일 이탈리아 정부의 허가를 받아 리비아 연안에서 구조한 난민 82명을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에 내려준 뒤 곧바로 구조 활동을 재개, 17∼19일 사이 총 217명의 난민을 바다에서 건져 올렸다.
오션 바이킹은 애초 리비아 당국으로부터 트리폴리 동쪽에 있는 훔스항 입항을 제안받았으나 안전 문제를 들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대신 이탈리아와 몰타에 항구를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몰타가 지난 20일 218명 가운데 36명을 받아들여 182명이 승선한 상태였다.
이들 난민이 유럽연합(EU) 내 다른 국가들에 분산 수용되는지 여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이탈리아 정부가 EU 차원의 난민 분배 약속이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모든 난민을 받아들이긴 어렵다는 입장을 강조해온 터라 하선을 허락하기 전 EU 측과 분산 수용에 대한 사전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독일, 몰타, EU 순회 의장국인 핀란드 등 5개국 내무장관은 이날 몰타 수도 발레타에 모여 이탈리와 몰타로 유입되는 난민의 분배 시스템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선 국가별 쿼터와 분쟁 지역 난민 외에 일자리 등을 찾아서 오는 '경제적 이주민'도 분배 대상에 포함할 것인지 등이 의제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