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어렵지만…日쓰시마에서 4·3 합동위령제 열기로

입력 2019-09-23 18:24  

한일관계 어렵지만…日쓰시마에서 4·3 합동위령제 열기로
희생자 시신 표류해 도착한 곳…"평화·우호 생각하는 기회로"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한국과 일본 양국 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제주 4·3 사건 희생자 추도식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일본에서 열릴 전망이다.
2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양국 시민단체는 4·3 사건 희생자 시신이 다수 표류해온 것으로 알려진 일본 나가사키(長崎)현 쓰시마(對馬)시에서 오는 29일 합동 위령제를 개최한다.
한일 관계가 악화하자 올해 위령제를 열지 말자는 의견이 한국 측에서 나왔으나 양측이 이견을 조율한 끝에 2년 연속 일본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게 됐다.
위령제에 관해 일본 측 관계자는 "마음을 하나로 모아 평화와 우호를 생각하는 기회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나라(奈良)현 이코마(生駒)시에 거주하는 재일교포 시인 김시종(90) 씨가 주최자의 한 명으로 나서며 한국 측에서는 유족회 회장 등 20명 정도가, 일본 측에서는 약 40명이 참석할 전망이다.
김 씨는 사건 당시 좌파 세력의 연락원으로 관여한 것으로 인해 한반도를 떠나 일본으로 이주했다.
참석자들은 희생자 시신이 표류해온 쓰시마 북부 사고(佐護)만 근처의 공양탑을 참배하고 매장지도 방문할 계획이다.
일본 시민단체 '한라산의 모임' 고문인 나가타 이사무(長田勇·71) 씨는 "희생자에게 진혼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4·3 사건 때 많은 시신이 대마도로 떠내려왔으며 이 가운데는 손목은 철사로, 발은 끈으로 묶인 시신도 포함됐다.
해류의 흐름을 고려했을 때 제주도에서부터 표류한 희생자로 추정되며, 쓰시마 일부 주민이 시신을 매장했고 그 유족이 2007년에 공양탑을 세웠다고 교도는 전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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