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 전당대회서 과감한 집권 청사진 제시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연례 전당대회를 진행 중인 영국 제1야당 노동당이 사립학교 폐지 등 집권하면 추진할 과감한 개혁정책들을 내놨다.
23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노동당은 전당대회 이틀째인 전날 사립학교 폐지를 뼈대로 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안건은 계급주의와 엘리트주의, 선별주의를 끝내기 위해 사립학교를 공립학교에 통합하는 내용을 담았다.
구체적으로 사립학교의 자선단체 지위는 물론, 사업세를 비롯한 각종 조세 및 정부 보조금을 취소하도록 했다.
사립학교에 대한 기부와 투자, 사립학교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 역시 국가가 통제권을 가진 뒤 민주적이고 공정한 방식으로 전국 교육기관에 재분배할 예정이다.
아울러 전체 학생수에서 차지하는 비율 이상으로 대학이 사립학교 학생을 선발하지 못하는 방안도 담겼다.
현재 영국 전체에서 사립학교 학생의 비중은 7% 내외다.
그러나 대표 명문인 옥스퍼드 대학 재학생의 41%, 케임브리지의 32%,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37%가 사립학교 출신이다.
노동당은 차기 총선에서 이를 공약으로 내세운 뒤 집권하면 실천한다는 계획이다.
더타임스는 그러나 실제 노동당이 집권해 이같은 정책을 추진할 경우 사립학교 등이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노동당은 아울러 전당대회 사흘째인 이날 공유 전기차 3만대를 확보해 지역사회에서 활용하는 '지역사회 자동차 클럽'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 계획은 공유차 기업인 '집카'(Zipcar)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집카'는 회원들이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를 통해 신청하면 곳곳에 주차 중인 2천600여대의 차량을 시간 또는 일별로 대여해준다.
노동당은 전기차 3만대 확보에 2억5천만 파운드(약 3천700억원), 기술 확보 및 데이터 분석 등 준비에 5천만 파운드(약 700억원) 등 총 3억 파운드(약 4천50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공유 전기차 운영 주체는 지역 당국과 협동조합 등에 맡길 예정이다.
레베카 롱-베일리 노동당 예비내각 기업부 장관은 "노동당의 '지역사회 자동차 클럽'은 배출가스를 줄이고 대기질을 개선하는 한편 국내 제조업을 부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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