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이탈리아 축구 팬들의 인종차별 행위에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23일(현지시간) dpa 통신 등에 따르면 인판티노 회장은 전날 이탈리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지 축구 팬들의 경기장 내 인종차별 행위를 언급하면서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사람들은 신원 확인과 함께 경기장에서 쫓아내야 한다. 그런 행위를 하면 처벌받는다는 사실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두려움 없이 인종차별주의자를 비난하고 규탄해야 한다.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판티노 회장의 발언은 같은 날 인종차별 소동이 발생한 이탈리아 프로축구리그 세리에A의 피오렌티나-아탈란타 간 경기 직후 나왔다.
아탈란타 팬들은 당시 상대 팀 피오렌티나의 브라질 출신 흑인 수비수 달버트를 인종적으로 모욕하는 언행을 지속했다.
이에 주심은 이례적으로 3분간 경기를 중단시키고, 인종차별 행위를 지속하면 경기가 취소될 수 있다는 경고 방송을 하도록 구단 측에 요청했다.
이후 소란이 잦아들면서 경기가 속개되기는 했으나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이탈리아 프로축구리그 당국은 조만간 징계위를 열어 아탈란타 구단의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영국 멘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인터밀란으로 이적한 벨기에 국가대표 출신 흑인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도 최근 칼리아리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상대 팀 서포터즈로부터 '원숭이'라는 욕설을 듣는 등 인종차별의 표적이 됐다.
당시 리그 측은 증거가 충분치 않다며 구단을 징계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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