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정치권서 극단주의 거부감…2022년 대선에선 중도 강세?

입력 2019-09-24 05:10   수정 2019-09-24 05:38

브라질 정치권서 극단주의 거부감…2022년 대선에선 중도 강세?
정치적 양극화·경제실적 저조가 주요인…주요 예비후보 중도행보 강화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지난해 말 브라질 대선에서 극우 돌풍에 휩쓸려 쓰라린 패배를 맛본 주요 정당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표면화한 극단주의에 대한 거부감이 갈수록 확산하면서 2022년 대선을 앞둔 각 정당은 '중도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주요 정당 지도부와 정치 전문가들은 좌-우파로 나뉜 정치적 양극화에 대한 피로감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제실적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2022년 대선에서는 유권자들이 중도세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선거가 3년이나 남았지만,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주요 예비후보들은 일찌감치 대선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인사는 기업인이자 유명 방송인인 루시아누 후키다. 지난해 대선에서도 유력 주자로 꼽히다 중도 하차한 후키는 최근 들어 정치 활동을 부쩍 늘리고 있다.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전 대통령과 아르미니우 프라가 전 중앙은행 총재, 중도 성향인 시민당(Cidadania)의 호베르투 프레이리 대표를 포함해 유명 정치인과 정치학자, 기업인들이 그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책 개발에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진 프라가 전 총재는 "사회적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곧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와의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어 주목된다.
프레이리 대표는 시민당을 중도진영 확장을 위한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전략 아래 정치권 인사들을 두루 접촉하고 있다.



브라질 최대 선거구인 상파울루 주의 주앙 도리아 주지사도 중도진영의 대선주자를 자처하고 있다.
도리아 주지사는 자신이 속한 브라질사회민주당(PSDB)과 의회 기반이 강한 민주당(DEM)의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다비 아우콜룸브리 상원의장과 호드리구 마이아 하원의장이 민주당 소속이다.
세 정당이 힘을 합치면 수치상으로 주지사(전체 27명) 7명과 하원(전체 513석) 92석, 상원(전체 81석) 22석을 갖게 된다. 주지사 수가 가장 많고 하원과 상원 모두 원내 1당인 거대 정치 세력으로 떠오른다는 의미다.
한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워 2022년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역대 정부 가운데 국정 수행에 대한 여론평가가 가장 저조하다는 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좌파 진영에서는 지난해 대선후보였던 노동자당(PT)의 페르난두 아다지 전 상파울루 시장과 민주노동당(PDT)의 시루 고미스 대표 등이 주요 대선주자로 꼽힌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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