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대비 9.5%↑, 금융위기후 최대폭 늘어…10대-40대-30대 많이 늘어
(세종=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작년에 우리나라에서 자살에 따른 사망률이 5년 만에 증가했다.
증가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다. 정부는 지난해 유명인 자살사건이 늘어난 데 따른 베르테르 효과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18년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작년 자살에 의한 사망자는 1만3천670명으로 전년보다 9.7%인 1천207명 증가했다.
하루 평균 자살 사망자는 37.5명에 달했다.
지난해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수)은 26.6명으로 전년보다 2.3명(9.5%) 증가했다.
자살률은 2011년 31.7명을 정점으로 소폭 등락을 거듭하며 감소 추세였다. 2013년 28.5명 이후에는 2014년 27.3명, 2015년 26.5명, 2016년 25.6명, 2017년 24.3명 등 4년 연속 줄어들다가 5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년 대비 증가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몰아쳤던 2009년(5.0명·19.2%) 이후 가장 컸다.
전년 대비 자살률은 특히 3월(35.9%), 1월(22.2%), 7월(16.2%)에 크게 증가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자살에는 베르테르 효과, 즉 유명인 자살이 영향을 준다. 2011년 이후 유명인 자살이 줄면서 자살이 줄었는데 지난해에는 유명인 자살이 있어 영향을 줬다"면서 "자살이 가장 많이 증가한 게 1, 3, 7월인데 그 시기에 유명인 자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베르테르 효과는 독일 문학가 괴테가 1774년 내놓은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따라 이름 붙여진 현상으로, 유명인이나 존경 또는 선망하던 인물이 자살할 경우, 그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해 자살을 시도하는 현상을 말한다.
김 과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는 자살률 증가폭이 각각 20%, 40%대로 굉장히 높았다"면서 "그 정도 수준이 아니어서 경제적 원인과 연결해 말할 수 없다. 이번 통계는 사망신고서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거여서 사망원인을 자세히 알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전년 대비 자살률은 8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에서 늘었고, 특히 10대(22.1%), 40대(13.1%), 30대(12.2%)에서 크게 증가했다.
남성의 자살률은 38.5명으로 여성(14.8명)보다 2.6배 높았다.
자살은 10∼30대까지 사망원인 순위 1위를 차지했다. 40∼50대에서는 2위다.
10대 사망자의 35.7%, 20대는 47.2%, 30대는 39.4%가 자살로 사망했다. 40대 사망자의 21.3%, 50대는 10.1%가 자살했다.
우리나라의 작년 연령표준화자살률(OECD 표준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은 24.7명으로 가장 최근 자료(2014∼2017년) 기준 36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를 기록했다. OECD 회원국 평균 자살률은 11.5명이었다.
한국의 2017년 연령표준화자살률(23.0명)은 리투아니아(24.4명)에 이어 OECD 2위로 떨어졌었다. 리투아니아가 회원국에 신규 가입하면서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003년 이후 2016년까지 13년째 OECD 1위를 지속하다가 2017년 한 계단 내려간 바 있다.
한편, 지난해 전체 사망 중 질병 외 외부요인에 의한 사망이 차지하는 비중은 9.4%(2만8천40명)로 전년(9.5%)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외부요인에 의한 사망률(인구 10만명당)은 54.7명으로 전년보다 3.1% 증가했다.
외부요인에 의한 사망률은 자살(26.6명), 운수사고(9.1명), 추락사고(5.2명) 순으로 높았다. 전년보다 자살(9.5%), 중독사고(4.4%)의 사망률은 증가했고, 운수사고(-7.2%), 익사사고(-4.9%), 타살(-4.5%) 등의 사망률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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