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통령 퇴진 시위후 '검거 선풍'…"500여명 구금돼"

입력 2019-09-24 11:42  

이집트 대통령 퇴진 시위후 '검거 선풍'…"500여명 구금돼"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최근 이집트에서 이례적인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이후 500여명이 당국에 구금됐다고 현지 인권 활동가들이 전했다고 BBC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1일 카이로, 알렉산드리아 등 주요 도시에 이어 22일 수에즈에선 정부 부패를 비판하고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엘시시 대통령 체제에서는 반체제 인사에 대한 탄압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고 2013년 이후 정부 허가 없는 10명 이상의 공공 집회는 금지된 터라 이러한 시위는 매우 이례적이다.
당국은 시위 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체포됐는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지 인권단체는 시위 이후 친척의 안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들의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한 변호사는 약 500여명이 체포된 것으로 보인다고 BBC에 말했다.
이집트의 비정부기구인 이집트경제사회권리센터(ECESR)는 체포된 인원이 516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구금자들은 불법 단체 참가, 소셜 미디어를 통한 허위 뉴스 확산, 허가 없는 시위 개최 등의 혐의로 체포됐으며 18세 이하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러 증인과 소셜 미디어에 따르면 21일 시위에선 수백명의 젊은 사람들이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가 열렸던 타흐리르 광장을 포함해 카이로 시내 거리로 나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떠나라 엘시시", "국민은 정권의 몰락을 원한다"고 외쳤고 경찰은 최루가스로 대응하며 해산시켰다.
카이로의 국가보안검찰청에서 반정부 시위와 관련된 심문에 참석한 유명 인권변호사 마히누르 엘마스리도 당국에 체포됐다고 엘마스리 측 변호사가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집트 국영 언론은 여러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이 아랍의 봄 당시 영상을 재차 게시했다고 전했다.
최근 시위는 스페인에 망명 중인 사업가 모하메드 알리가 온라인에서 엘시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한 데서 시작됐다.
j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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