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식 비중 목표치 맞추려는 듯"…기조적인 상승세는 의문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최근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이 증시의 '구원투수'를 자처하듯 대량 순매수에 나서면서 코스피의 반등세를 주도하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2,101.04로 마감, 13거래일 연속 상승에 성공했다.
지수가 2,100선을 넘어선 것도 7월 23일(2101.45) 이후 두 달 만이다.
이로써 지난달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무역갈등의 여파로 2,000선까지 내줬던 코스피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최근 지수 상승을 이끈 것은 기관이다.
기관은 이달 들어 약 2조5천89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가운데 연기금의 순매수액이 2조4천77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외국인은 7천747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도 1조8천864억원을 팔아치웠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연구원은 "최근 2개월간 기관이 강한 순매수를 보이면서 지수가 반등에 성공했다"며 "특히 이달 들어서는 외국인의 순매도가 나타났음에도 연기금을 중심으로 기관 매수가 이어지면서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이원 부국증권[001270] 연구원도 "지금 지수 상승은 거시경제 호재에 따른 것이라기보다 연기금 수급에 의한 것"이라며 "연기금 중에서도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 조정을 위한 매수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이 급락장을 거치면서 국내 주식 자산의 투자 비중이 줄어들자 목표 비중을 맞추기 위해 매수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2020~2024년 국민연금 기금운용 중기자산 배분(안)'에서 올해 말 국내 주식 투자 비중 목표로 18.0%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6월말 기준 국민연금의 전체 기금 자산 중 국내주식 비중은 약 17.3%에 그쳤다.
다만 기관이 이끄는 반등 장세가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의 진전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투자심리를 지탱해주고 있으나 독일의 제조업 지표 부진 등으로 세계 경기 침체 우려는 오히려 더 커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형렬 교보증권[030610] 리서치센터장은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 매수가 주식(위험자산) 비중 확대를 위한 공격적 마인드를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단순히 기관이 이달 주식을 많이 샀다고 해서 이들이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의 태도 변화가 없는 한 지수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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