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그리스 정부가 쟁의권 제한 등을 골자로 한 '노동 개혁'을 추진하는데 반발해 24일(현지시간) 수도 아테네에서 주요 노동조합의 24시간 총파업과 함께 대규모 거리 행진이 있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번 파업에는 공무원 노조를 주축으로 언론·금융 등 다수의 노조가 참여했다.
이들은 아테네 중심가에서 가두 행진을 하기도 했다. '정부는 노조에서 손 떼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도 눈에 띄었다.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가두 행진에는 8천여명의 노동자가 참여한 것으로 경찰은 집계했다.
이날 파업으로 지하철을 제외한 아테네의 대중교통 운행이 상당 부분 중단됐고, 곳곳에서 심각한 교통체증이 발생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해운노조도 파업에 동참, 아테네와 인근 섬들을 잇는 연락선 운항도 차질이 빚어졌다고 한다.
그리스에서 노조가 총파업을 강행한 것은 지난 7월 보수 성향의 새 정부가 들어선 이래 처음이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금융위기의 여파로 위축된 경제를 다시 부흥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신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취임 이후 공약 이행 명목으로 규제 철폐, 감세, 기업 편의 중심의 법제 개편, 공공 부문 민영화 등 시장 친화적 경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번에 노조 파업을 부른 것은 쟁의권 제한과 노동 이슈에서의 정부 개입 강화 등을 뼈대로 하는 노동 개혁 법안이다.
퇴직 교사인 마리아 볼리(68)는 로이터에 "정부 법안은 노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노조를 경영자들의 도구로 전락시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50만명의 공무원을 대표하는 노조 '아데디'(ADEDY)도 정부가 의회를 통해 노동자들의 쟁의권을 방해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달에도 노동자 해고 조건을 완화한 새 노동법안에 서명한 바 있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