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안된 녹취록 내일 공개"…'통화 전 원조 중단지시' 보도 시인
"백악관, 내부고발자 증언록 등도 이번 주중 의회에 전달할듯"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황철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지난 7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당시 대선 맞수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 통화 녹취록 공개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나는 현재 우리나라를 대표해 유엔에 있지만,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 대한 완전히 기밀 해제되고 편집되지 않은 녹취록을 내일 공개할 것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미국 민주당, 트럼프 대통령 탄핵절차 돌입…트럼프 "마녀사냥 쓰레기" / 연합뉴스 (Yonhapnews)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그것이 매우 친절하고 완전히 적절한 통화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압력은 없었고, 조 바이든과 그의 아들과 달리,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보상 또는 대가로 주는 것)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역사상 가장 크고 가장 파괴적인 마녀사냥의 연속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을 둘러싼 문제에 대한 '조사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어떠한 압력도 행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상과의 통화에서 바이든 부자를 겨냥한 조사 외압을 행사하기 며칠 전 우크라이나에 대한 4억 달러(약 4천800억원) 규모의 군사원조를 중단하도록 지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이 전날 보도한 데 대해선 '중단 지시' 사실을 시인했다.
AP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지시를 내렸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거기에는 어떤 '퀴드 프로 쿼'도 결코 없었다"며 정적 바이든을 겨냥한 조사라는 '반대급부'를 기대한 지렛대로서 원조를 활용했다는 일각의 의혹을 부인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 미국만이 지원할 것이 아니라 유럽 등도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불만을 표시하면서 "유럽과 다른 나라들이 우크라이나에 (지원금을) 기부할 때까지 (미국의 지원을) 계속 보류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그것을 안 하고 있다. 우리가 그 많은 돈을 내고 있고 나는 왜 그러느냐고 묻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백악관은 이번 스캔들의 단초가 된 미 정보기관 감찰관(IGIC)이 접수한 내부고발과 여기에 관해 IGIC가 작성한 보고서도 의회에 제출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고위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백악관이 해당 자료를 공개하지 않으려던 입장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백악관이 의회에 이런 자료를 제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자료의 형식과 열람 절차 등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도 의회 제출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은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의 탄핵 조사 개시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해석했다.
폴리티코는 백악관이 이번 주말까지 내부고발자 관련 자료를 의회에 전달할 예정이지만 일정이 다소 변경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AP 통신은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해당 문건에 기밀 내용이 있는지 검토 중이며, 오는 26일까지 의회에 전달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zoo@yna.co.kr,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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