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남미, 마두로 정권에 제재 강화…EU도 제재 추가 예정
마두로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 중…25일 푸틴과 회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에 대한 국제 사회의 압박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는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쿠바로 실어나르는 파나마 선박회사 등 단체 4곳과 선박 4척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베네수엘라 석유가 쿠바로 들어가는 것을 완전히 차단해 쿠바가 석유를 대가로 마두로 정권을 지원하는 것도 막겠다는 의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해서 마두로 정권을 "쿠바 경호원의 보호를 받는 쿠바 꼭두각시"라고 칭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주의를 "국가와 사회의 파괴자"라고 부르며 "베네수엘라가 자유를 되찾고 자유가 서반구를 지배하는 날"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전날엔 미국과 중남미 국가들이 미주상호안보조약(TIAR·리우조약)에 따라 마약 밀매와 돈세탁, 테러 자금지원 등의 혐의가 있는 마두로 정권 인사들을 조사하고 제재하기로 합의했다.
리우조약은 1947년 미국과 중남미 국가들이 체결한 집단 방위조약으로, 리우조약이 발동된 것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처음이라고 AP통신은 설명했다.
유럽연합(EU) 역시 마두로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정권 인사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이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EU 28개국 대사들은 25일 모여 고문 등 인권 범죄를 저지른 마두로 정권 관계자 7명을 제재 대상에 추가하는 것을 놓고 표결할 예정이다.
EU의 제재 리스트에 오른 베네수엘라 정권 인사는 총 25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야권은 EU가 마두로 정권 제재에 미온적이라며 제재 강화를 촉구해왔다.
국제사회가 점차 숨통을 조여오는 가운데 마두로 대통령은 러시아를 방문 중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의 모스크바 방문이다.
그는 러시아 도착 후 트위터에 "우리의 역사적이고 매우 긍정적인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러시아에 도착했다"며 "우리가 수년에 걸쳐 쌓은 형제애는 베네수엘라의 풍요로운 미래를 건설하는 데 핵심적인 축"이라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2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중남미 문제에 대한 제3국의 직접적 개입"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러시아 타스통신은 전했다.
러시아는 중국, 쿠바와 더불어 마두로 정권의 가장 든든한 지원자다. 베네수엘라에 중국 다음으로 최대 채권국이기도 하다.
다만 러시아 정부는 최근 몇 년간 베네수엘라 정부에 추가로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은 주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번 양국 정상의 회담에서도 새로운 협약이나 계약을 체결할 계획은 없다고 러시아 정부는 밝혔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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