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지지율도 견고…민주당·무당파 유권자 20% "내년에 바이든 찍을 것"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미국 하원이 이른바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에 돌입한 가운데 정작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국민은 두 달 전과 비교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24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37%로 나타났다.
이달 초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41%가 동의했으나, 몇주 사이에 탄핵 지지 여론이 오히려 4%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미국 민주당, 트럼프 대통령 탄핵절차 돌입…트럼프 "마녀사냥 쓰레기" / 연합뉴스 (Yonhapnews)
2016년 미 대선에 러시아의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보고서가 일부 공개된 직후인 지난 5월에는 탄핵 찬성 여론이 44%에 이르기도 했다.
이번 조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민주당 대선주자 중 선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아들의 비리 의혹에 대한 조사를 압박했다는 의혹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인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실시됐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의혹이 불거진 직후의 여론 동향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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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국인들은 아직 우크라이나 의혹에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는 뉴스 내용에 대해 "많이"(a great deal)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17%에 그쳤으며 31%는 "일부"(some) 안다고 답했다.
반면 절반을 넘는 52%는 "거의 알지 못한다"(know little)고 답해 미국인 상당수가 이 의혹의 전개 상황에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우크라이나 관련 소식을 자세히 보고 있다고 말한 응답자들 사이에선 탄핵 지지 여론이 높았다.
우크라이나 뉴스를 잘 안다고 답한 10명 중 5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돼야 한다고 답했다. 10명 중 4명은 탄핵에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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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서는 '우크라이나 의혹'의 중심에 있는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견고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민주당과 무당파 성향 유권자의 20%는 내년에 시작하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투표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표를 주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주 이와 비슷한 조사를 했을 때보다 1%포인트 오른 수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해서 바이든 부자에 관한 의혹을 제기한다면, 민주당 예비후보 가운데 선두인 바이든 전 부통령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도널드 그린 컬럼비아대 정치학 교수는 "선거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 가족의 부패 의혹이 더 제기된다면 (유권자들의) 시선이 다른 데로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2016년 초 아들 헌터가 관여한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의 소유주를 수사 중인 검찰총장을 해임하도록 우크라이나 측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을 반복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 외에 민주당 또 다른 유력 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지지율도 상승세를 보였다.
민주당과 무당파 성향 유권자들의 14%가 워런 의원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이는 이전 조사보다 2%포인트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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