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상으로 바다도 동네도 살린다" 伊 토스카나 어부의 꿈

입력 2019-09-25 14:52  

"조각상으로 바다도 동네도 살린다" 伊 토스카나 어부의 꿈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아름답고 비옥하기로 이름난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의 남쪽 해안에는 탈라모네라는 어촌 마을이 있다.
주민이 120여명에 불과한 조용한 동네지만 여름철에는 해안에 보트를 정박한 채 휴가를 보내는 로마 시민이나 러시아 부호들이 더러 보이는 곳이다.
최근에는 인근 엘바로 가는 배를 타려고 항구를 찾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부 파올로 판출리(58) 등 탈라모네 주민들은 조각 작품으로 바다 생태계를 지키고 관광 명소도 조성하는 '물고기 집' 프로젝트를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4일(미국동부 현지시간) 소개했다.
물고기 집 프로젝트는 높이·길이가 수m에 이르는 대리석 조각 작품들을 마을 앞바다 해저에 가라앉혀 대규모 '해저 조각공원'을 조성하는 계획이다.


동네에서 나고 자란 어부인 판출리는 이 구상이 환경보호, 예술 프로젝트, 마케팅, 전통 계승 등 여러 가지 의미를 동시에 가진다고 설명했다.
현재 탈라모네 앞바다에는 잠긴 수십개 조각에는 해조류가 자라고 물고기가 모여들며 다이버들의 시선을 끈다.
해저 조각은 단순히 볼거리가 아니라 물고기들의 서식처가 될뿐만 아니라 바닷속 생물을 싹쓸이하는 저인망어업을 차단, 탈라모네의 어족 자원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고 판출리는 설명했다.
조각에 쓰인 원석은 토스카나 지방 출신의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가 대리석을 조달한 채석장에서 왔고, 작품 완성에는 유명 조각가들이 동참했다.


판출리는 탈라모네가 '세계 최대 규모의 바다 살리기 전시장'이 되면 스쿠버다이버와 관광객이 몰리고 어느 지도에나 표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물고기 집 프로젝트를 널리 알리는 걸 일생의 작업으로 삼았다.
판출리는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제목을 빌린 '용사와 바다'라는 헤드라인이 달린 잡지 기사를 가리키며 "그게 접니다"라고 자랑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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