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 오차도 안 돼' 中건국 70주년 열병식 훈련 현장

입력 2019-09-25 17:01  

[르포] '1㎝ 오차도 안 돼' 中건국 70주년 열병식 훈련 현장
참가 장병 경험·키·눈빛까지 엄격한 기준 통과…하루 8시간 맹연습
역대 최대 열병식 위해 육·해·공·유엔평화유지군 등 연합 훈련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3번 대원 뒤로 1㎝, 4번 왼손 1㎝ 올려"
25일 오전 중국 건국 70주년(10월 1일)을 맞아 열리는 역대 최대 규모 열병식 준비가 한창인 베이징(北京) 창핑(昌平)구 인민해방군 열병식 연합 훈련소에 도착하자마자 교관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교관의 지적에도 한 열당 18명씩 칼같이 오와 열을 맞춰선 의장대원들의 눈빛은 흔들림이 없었다.
마치 18명이 한 몸인듯한 걸음걸이와 집총 자세는 일반인이 보기에는 자로 잰 듯 반듯했지만, 교관의 눈에는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다.
교관들은 걸음을 멈춘 채 부동자세로 선 대원들 사이를 지나다니며 일일이 한 명 한 명 자세를 교정했다.


조당 약 20m 간격으로 늘어선 의장대는 끊임없이 훈련장을 오가며 같은 동작을 반복했다.
복장부터 자세, 키, 심지어 시선 처리까지 하나하나 신경을 쓰는 대원들의 움직임은 사람이라기보다 정교한 로봇에 가까웠다.
1만5천여 명이 참여하는 이번 열병식을 위해 중국군 당국은 전국 육·해·공군과 유엔 평화유지군 등에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장병을 선발했다.
신장은 남성 장병 175∼180㎝, 여성 장병 163∼175㎝로 제한했고, 열병식 참가 경험자를 우대했다.
훈련소 숙소 앞 연병장에 늘어선 의장대원들은 육·해·공·유엔군 등 자기 소속 전용 의장복을 차려입어 장관을 이뤘다.


이번 열병식에서는 최초로 여성 장성 두 명이 여군 의장대를 사열해서인지 여군들의 참여율도 높았다.
해군 소속 의장대원인 마옌페이(23·여)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건국 70주년 열병식에 참여하게 돼서 군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열병식은 처음 참가하는 것이지만, 대원들과 서로 도와가면서 매일 8시간씩 훈련하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장대원들은 사병과 간부 대원 구분 없이 섞여 구성됐다. 훈련소 내무반 역시 계급과 관계없이 반(班)별로 공동생활을 하도록 해 팀워크를 다지고 있다.
30㎡ 남짓의 내무반에는 12명이 함께 생활할 수 있게 2층 침대와 사물함 등 간단한 생활 집기와 생필품이 구비돼 있다.
또 독서를 위한 이동식 도서관과 샤워시설 등도 갖춰져 있어 비교적 쾌적한 생활 환경에서 열병식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신경 쓴 흔적이 눈에 띄었다.


의장대 훈련장 인근에 있는 다른 훈련장에서는 1천300명으로 구성된 육·해·공군 군악단의 합주 연습이 한창이었다.
육·해·공 각 군을 대표하는 녹색, 흰색, 남색 군복을 갖춰 입은 연합 군악대는 규모만으로도 장관을 이뤘다.
연병장 앞쪽 중앙에 마련된 지휘대에서 총지휘자의 지휘가 시작되면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군악대가 시선조차 흩트리지 않고 군가와 중국 국가를 연주했다.
가을 문턱을 넘어섰지만, 여전히 한낮 기온이 30도 안팎을 기록하는 베이징의 날씨에 대원들의 피부는 새까맣게 그을렸다.


주 5일, 매일 8시간씩 고강도 훈련이 진행되고 있지만,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열병식 때문인지 대원들의 군기는 날이 서있었다.
산둥에서 온 구이샹뱌오(25) 대원은 훈련에서 힘들었던 점에 대해 "처음에는 자세가 나오지 않아 많이 힘들었다"면서 "매일 훈련을 통해 자세는 물론 표정 연습도 하고, 군인의 기상이 돋보이도록 동료와 합을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원인 쉐젠빙(26)은 "무엇보다 부모님께서 내가 열병식에 참여하는 것을 매우 자랑스러워하신다"면서 "부모님께 부끄럽지 않고, 군을 대표해 열병대열에 서는 만큼 최선을 다해 임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chin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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