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선캠프, 野 탄핵추진에 미리 대비…"멍청한 짓, 역풍 기대"
트럼프 지지자 기부금 쇄도…캠프 측 "15분만에 25만 달러 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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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 미국 민주당이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개시하며 '탄핵 카드'를 뽑아 들었지만, 트럼프 대통령 측은 오히려 '내년 대선에서 훨씬 유리해졌다'며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고 있다.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한 미 의회 지형상 탄핵안이 의회를 최종 통과할 가능성이 희박하고, '탄핵 반대' 여론마저 월등히 많은 상황에서 섣불리 탄핵에 나선 민주당이 결국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캠프의 팀 머토 공보국장은 이날 민주당이 하원에서 탄핵 절차를 개시한 뒤,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사실 민주당이 이렇게 멍청할 경우에 대비해 준비한 게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민주당 1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탄핵 조사를 지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에는 1분 30초짜리 영상이 곧바로 올라왔다.
긴박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민주당이 초점을 맞추는 것은 오직 하나'라는 글과 함께 시작하는 이 영상에는 펠로시 의장, 대선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과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등 숱한 민주당 인사들이 그동안 쏟아낸 '탄핵' 발언이 빼곡히 들어찼다.
취임한 지 3년이 다 되도록 민주당이 '탄핵 노래'만 부르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했다는 내용으로, 지지자들에게 결집할 것을 강하게 호소한 것이다.
머토 공보국장은 이 영상을 이미 6주 전에 준비해뒀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탄핵 추진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도발'이 의도적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탄핵' 이슈가 유권자에게 인기가 없고, 오히려 트럼프에겐 지지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스스로 탄핵이 추진되길 바랐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탄핵 추진에 나선 도화선이 된 '우크라이나 의혹 즉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통화가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검이 의회에 출석해 증언한 바로 다음 날 이뤄졌다는 것도 이런 관측을 낳는 요인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탄핵을 특별히 우려하는 사람은 아니다"라며 같은 맥락의 진단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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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진영은 '탄핵 역풍' 움직임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머토 공보국장은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며 민주당의 탄핵 조사 개시 발표 직후 겨우 15분 만에 25만 달러의 선거자금이 모금됐다고 밝혔다.
그는 "아마 엄청난 모금 폭풍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는 대통령을 (대선) 압승에 훨씬 더 가깝게 다가가게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민주당의 탄핵 추진이 자신의 내년 대선 전망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수용하는 듯한 모습이다.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그는 기자들에게 "펠로시가 그렇게 한다면 선거에서 나에게 긍정적이라고 모두가 말한다"면서 "유권자들이 그것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의 중앙당 격인 전국위원회(RNC)는 지난 8월 말 몬머스 대학의 여론조사에서 탄핵에 대한 지지율이 낮았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뒷받침했다. 이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응답자는 35%에 그쳤고, 59%는 탄핵 추진에 동의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민주당의 탄핵 추진이 역효과를 낼 것이라는 믿음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고 진단하면서 "대통령은 걱정하지 않는다"는 백악관 관계자의 발언을 소개했다.
통신은 그러나 앞으로 트럼프 진영의 기대와는 다른 상황 전개가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 행정부 전직 관리는 트럼프 주변 인사들은 탄핵 절차를 예상하고 정치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믿지만, 앞으로 어떤 정보가 추가로 나오느냐에 따라 그런 인식에는 위험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악마는 디테일(세부사항)에 있다"며 "'상처보다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인식은 거기(디테일)에 아무것도 없다고 나타났을 때만 진실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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