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데미언 허스트' 나올까…사치갤러리서 韓 동시대미술 전시

입력 2019-09-25 22:37   수정 2019-09-26 16:47

'제2 데미언 허스트' 나올까…사치갤러리서 韓 동시대미술 전시
'코리안 아이 2020' 내년 본행사 앞두고 韓 작가 11명 티저 전시 열려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런던에서도 부촌으로 이름난 첼시 지역에 자리 잡은 사치갤러리는 혁신적이고 파격적인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세계적인 미술품 수집가인 찰스 사치가 1985년 개관해 연간 150만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
1990년대 초부터 국제 미술시장에서 급부상한 영국 출신 젊은 작가들(YBA's)의 선두주자인 데미언 허스트를 비롯한 유명 작가가 이곳 전시를 통해 현대미술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미술작가들 입장에서는 사치갤러리에 작품을 전시하면 국제적으로 이름을 얻는 것은 물론 작품 가격이 '껑충' 뛰는 경험을 한다고 한다.
정기 휴관일인 25일(현지시간) 오전 사치갤러리에 영국 주요 언론 소속 미술 담당 저널리스트들이 속속 집결했다.
10년 전 한국 동시대 미술을 세계에 알리며 주목받은 프로젝트 '코리안 아이'(Korean Eye) 재개를 앞두고 티저 전시회 언론 사전 초청 행사가 이곳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 사치갤러리서 한국적 정체성 담은 미술작품 선보여
''코리안 아이 2020 : 한국동시대미술'(Korean Eye 2020 : Contemporary Korean Art)은 한국 신진미술가 30명의 작업을 내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예르미타시(에르미타주) 박물관과 영국 런던 사치갤러리, 서울에서 차례로 선보인다. 작가 75명을 소개하는 화집도 유명 출판사 스키라에서 출간된다.
이번 티저 전시는 내년 본 전시를 앞두고 런던 사치갤러리에서 열리는 스타트 아트페어의 일환으로 열린다.
본 전시에 참여하는 30명의 작가 중 11명의 일부 작품이 26∼29일 런던 관람객들을 먼저 만날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는 이두원, 정두화, 김재일, 김하영, 김훈규, 도윤희, 이정록, 강임윤, 김범수, 헬레나 파라다 김, 차종례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회화, 사진,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미술 작품이 포함됐다. 작가들의 개인적인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의 다면적 정체성을 담은 작품들이다.
정규 미술교육과정을 밟지 않고 독학으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한 이두원 작가는 이번 티저 전시에 '로봇을 만든 뒤 휴식을 취하는 예술가'(Artist Resting after making his robots) 등의 작품을 내놨다.
내년 5월 서울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전기자동차 레이싱인 포뮬러 E 챔피언십을 기념, 자동차 부품에 호랑이 등 한국적 이미지를 그린 뒤 다시 이를 경주용 자동차 모양으로 형상화한 작품도 전시했다.



한국인 어머니와 스페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헬레나 파라다 김 작가는 어머니의 앨범에서 본 독일로 파견된 한국인 간호사 사진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다.
한국 간호사, 한복, 전통적 제사와 같은 주제에 집중하는 그는 이번 티저 전시에서 '해와 달'(The sun and the moon). '베일'(The veil)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정두화 작가는 종이를 둘둘 말아 가늘고 단단한 소재로 만든 뒤 이것으로 스피커 모습을 형상화한 '사운드'(Sound) 작품을 통해 런던 관람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티저 전시와 별도로 사치 갤러리에서 열리는 '스타트 아트페어'(START Art Fair)의 일환으로 박효진 작가와 신미경 작가가 세계적인 럭셔리 패션브랜드 롤랑뮤레(Roland Mouret)와 협업을 통해 '스타트 X 롤랑뮤레 특별전'에 참여한다.



◇ "음악과 드라마 치우친 한류, 한국 미술로 지평 넓힌다"
'코리안 아이'는 약 10년 전 한국을 여행하던 슈퍼컬렉터 데이비드·세레넬라 시클리티라 부부가 "뛰어난 역량에도, 한국 현대미술을 알리는 책 한 권 제대로 없던" 상황을 알게 된 뒤 한국 현대미술 소개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PCA(Parallel Contemporary Art) 창립자인 이들은 골프대회 마케팅 차원에서 한국을 방문했다가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뛰어난 한국 미술작품이 언어의 한계, 유명 갤러리와의 연계를 위한 네트워크 부족으로 알려지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한 부부는 '코리안 아이'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
'코리안 아이 2020'에 맞춰 한국작가 75명을 영어로 소개하는 작품집을 내기로 한 것도 부부의 이전 경험이 배경이 됐다.
부부 스스로가 엄청난 한국 미술작품 컬렉터이기도 하다.
부부는 이후 PCA를 통해 2009년 '코리안 아이 : 문 제너레이션'을 시작으로 2009∼2010년 '코리안 아이 : 환상적인 일상', 2011년 '코리안 아이 : 에너지와 물질'에 이르기까지 영국, 미국 등지에서 세 차례 전시를 열었다.
'코리안 아이 2020'은 네 번째 '코리안 아이' 전시이자, 첫 전시 10주년을 기념해 추진됐다.



왜 한국 현대미술이었을까.
음악과 드라마 등으로 시작된 한류를 한국 예술로 확대해 한쪽으로 치우친 서양미술에 새로운 시각을 불어넣는다는 목적이 하나의 요인이 됐다.
작가 선정을 주도한 세레넬라는 젓가락 사용에 능해 손으로 하는 작업에 뛰어난 한국인들은 미술 작품에 있어서도 독창성과 뛰어난 기술을 발휘한다고 평가했다.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는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정두화 작가의 '사운드'와 같은 작품은 손을 쓰는데 능한 한국인의 특색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품 선정 기준을 묻자 세레넬라는 '임팩트'(충격·영향)를 첫 손가락에 꼽았다.
그녀는 "내 경험으로 볼 때 미술 작품은 자신의 눈으로 직접 봤을 때 좋아하는 마음이 들어야 한다. 그 작품을 좋아하게 되면 작가가 누구인지, 어떤 스토리를 담은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작업한 것인지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티저 전시를 둘러본 박은하 주영 한국대사는 "런던 사치갤러리에서 한국의 신예작가, 떠오르는 작가를 알릴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연결고리가 돼 준 주최 측에 한국을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 숨은 조력자는 KEB하나은행이다.
평소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 미술가들을 적극적으로 후원해온 KEB하나은행은 한국 작가와 동시대미술을 유럽을 포함한 서구사회에 소개한다는 전시회 취지에 공감해 후원계약을 맺고 적극 지원해왔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일본 등에서 활동 중인 박다인이 영국 의회의 개회와 정회 등의 행사를 주도하는 '흑장관'(Black Rod)을 모티브로 한 퍼포먼스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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