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설 피격 후 사우디 경제에 전방위 경고음

입력 2019-09-2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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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시설 피격 후 사우디 경제에 전방위 경고음
무디스, 올 사우디 성장률 전망 1.5%→0.3%로 대폭 하향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석유 시설 피격 이후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지고 있던 뇌관들이 드러나면서 사우디 경제가 전방위로 흔들리고 있다.
이번 피격으로 사우디가 정부 수입 다변화와 자금 조달을 위해 야심 차게 추진하던 외국인 투자 촉진과 비석유 산업 육성에 제동이 걸리면서 향후 경제 전망도 어두워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피격 사건이 사우디가 가진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부 수입의 3분의 2가량을 가격 변동성이 큰 석유에 의존하는 사우디의 내재적 한계를 부각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지난 14일 사우디의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의 정유시설 아브카이크 단지와 쿠라이스 유전이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23일 국제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사우디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5%에서 0.3%로 낮췄다고 밝혔다.
사우디에 대한 외국인 투자 규모는 지난해 42억 달러로, 2014년 유가 폭락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민간투자회사 자드와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사우디의 비석유 부문 수출도 올해 들어 거의 매달 감소하는 추세다.
경제연구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신흥시장 담당 이코노미스트 제이슨 터베이는 "아주 가까운 시일 내에 사우디 지역에서 분쟁이 일어날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사우디 경제의 일부가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얼마나 취약한지 깨닫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의 경기 둔화로 인해 석유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제 유가도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사우디 정부가 예산 균형을 맞추기 위해선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선을 넘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현재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1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62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런 악조건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정부가 기존보다 지출을 줄이면서 그 부담은 사우디 소비자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경제학자들은 지적했다.
그간 사우디 정부는 석유 판매로 얻은 자금을 바탕으로 자국민들에게 정부 일자리와 비금전적 혜택을 제공했으나, 지원이 줄면서 사우디 국민들은 새로 도입된 판매세와 전기, 물, 연료 등에 제공되던 보조금 감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전방위적 사회·경제 개혁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아람코의 기업공개(IPO) 공모액을 2배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chi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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